대한민국 사상최초 CEO대통령인 이명박 당선자가 최근 관료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록 13부2처로 슬림화가 추진되는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 여-야 각 당 대표들을 찾아 머리를 숙이고는 있지만 정작 그동안 제 자리 보전만 연연해온 공무원 사회는 비상이 걸렸다.
18일 정가와 관가에 따르면 이 당선자가 이날 아침 인수위 간사회의에 참석, 공무원들에게 인원감축에 대한 섣부른 희망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전달한데 대해 공무원들은 그러지 않아도 퇴출우려로 힘든데 종일 뒤숭숭했다면서 일손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재직당시부터 핵심도 없이 말만 거창하고 장황한 보고를 혐오했으며 복지부동과 책임회피로 대표되는 관료들에 혐오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서울시 공무원은 “이 당선자는 충분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채 수박 겉핥기식 보고를 용납치 않는다”며 “만약 준비 없이 브리핑에 들어가면 꼼짝 없이 혼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CEO형 대통령 밑에서 일하려면 공직사회도 기존사고의 틀에서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새 정부에서 살아남으려면 틀에 박힌 관료주의적 사고를 버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가와 관가에서는 이명박 당선자가 표출하는 관료사회에 대한 불신은 절대로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정부 조직개편은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팽배하고 있다.
이 와중에 예상외로 고강도 관료주의 배격발언이 나와 관료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조직과 자리보전을 위한 서열다툼에만 주력해온 관료사회가 과연 변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또 다른 공직자는 “일선 공무원들의 처지를 너무 쉽게 보는 것 같다”면서 “일부 철밥통이란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성실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비효율적이고 안이한 조직과 구성원들로 너무 매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흥분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는 결국 이 당선자가 관료들을 못 믿겠다, 인수위가 마치 관료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처럼 주장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만큼 공직사회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와 관련, 이 당선자는 이날 인수위 간사회의에서 “정부 조직개편 추진으로 공무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막연하게 공무원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볼 때 인원을 줄이지 않을 바에야 왜 조직개편을 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남는 인원들에게 막연하게 걱정하지 말라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당시 신분보장에 대한 약속을 믿고 위기감에도 불구, 애써 태연한 척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관가 곳곳에 감지되고 있다.
특히 기존 재경부와 예산처가 통합되는 기획재정부에서는 국장급 40여명 가운데 절반만 생존하고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좌불안석인 고위직들이 많다.
더욱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산업은행 민영화를 비롯해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을 고수해온 정부산하 공사에 대한 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돼 국민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