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31. 01:30
語 語 語 … 100년내 언어90% 사라질 위기
세계화·통신발달이 원인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수가 세계화와 통신의 발달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심할 경우, 앞으로 100년 안에 전체 언어의 90%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인구가 500만에서 1000만명에 이르던 1만년 전 세계에서 사용되던 언어는 1만2000개였지만, 60억 인구가 살고 있는 현재 사용되는 언어는 절반 수준인 6800개라고 전했다. 그나마 현재 6800개 언어 가운데, 400개 언어는 단지 노인 계층에서만 사용돼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한 예로, 카메룬에서 사용되고 있는 ‘부수’어는 현재 8명만이 사용하고 있고, 멕시코의 ‘치아파네코’어는 150명, 미국의 ‘리판 아파치’어는 2~3명만이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2주에 한 개꼴로 언어가 소멸하고 있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전문가들은 보호 노력을 통해 100년 후 지금의 절반 정도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비관적인 전문가들은 100년 내에 전체 언어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언어 소멸에는 무엇보다 세계화와 통신시설의 발달이 한몫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또 이전에는 옛 언어를 사용하던 인구가 사라지면서 언어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형식이었다면 요즘은 소수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지배적인 언어를 채택하면서 언어 소멸을 앞당기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 등 1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지배적인 11개 언어를 제1언어나 제2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최승호기자 river@chosun.com
[조선일보 200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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