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순란 지구촌기독외국인학교 이사장

신앙으로 기초한 국제적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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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교 북단 쪽 단국대 사거리에서 옥수 전철역으로 오르는 길목에는 대사관들이 즐비하다. 이집트, 몽골, 가나, 이태리, 말레이시아 대사관 등이 운집된 국제적인 거리다. 바로 이곳에 Global Christian School(지구촌기독외국인학교, 이하 GCS)이 자리 잡고 있다.

4층의 아담한 건물에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70여 명의 학생들과 20여 명의 교사들이 생활하고 있다. 9년동안의 보광동 학사를 마감하고 작년에 이전을 했다는 GCS는 옥상 운동시설까지 갖춰 현대식 학교시설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정순란 이사장(온누리교회 집사·사진)은 1996년 이 학교를 설립한 송요셉 목사의 부인으로서 뜻하지 않은 지병으로 소천한 송 목사의 유지를 받들어 1999년 이후 지금까지 GCS를 발전시켜왔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 크리스천 리더로 활동하는 졸업생들을 보며 더 큰 보람들을 느낀다는 정 이사장의 외국인 학교이야기를 들어 본다.

해외 출생 한인 자녀, 외국인 가정 자녀 대상
북한동포 돕는 비전도 학생들에게 심어줘


- 오늘의 GCS를 낳게 한 놀라운 발전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학교 설립은 오래전부터 남편 송요셉 목사의 마음에서 시작된 일입니다. 남편은 울산공전 화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 미국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소명을 받고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어 달라스, 루이지애나 등지에서 8년 간 이민목회를 하고 우리는 1993년 귀국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3남매의 어려움을 보며 1995년 말 외국인학교 설립을 결심하고 이듬해 서부이촌동의 한 교회 창고를 개조하여 ‘지구촌기독외국인학교’를 출범시켰습니다. 과감하게 미국인 교장부부를 한국에 초빙하여 3남매를 첫 학생으로 삼아 학교를 시작한 것이지요. 이 당시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학교를 준비하는 책임은 다 제게 맡겨져서 이만저만 당황스러운 게 아니었어요. 하나님께 기도하며 한 달 만에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학교운영 훈련을 그렇게 시키신 듯합니다. 다행히 학교 소문이 퍼지면서 해외에서 거주한 미국시민권자의 아이들이 입학하였고 연말에는 20명이 넘었습니다.

- 설립 당시 가졌던 GCS의 비전은

GCS의 처음 비전은 복음에 투철한 크리스천 리더들을 열방 가운데 세우는 것인데 이 비전은 지금도 변함없어요. 영어로 세계화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주신 재능과 능력을 세계를 향해 사용하도록 영어를 통해 그들을 교육시키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 GCS에는 어떤 학생들이 공부하는지

서울캠퍼스에서는 지금 76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어요. 이들은 거의 모두 해외에서 태어난 소위 코리안 아메리칸(Korean-American)들이지요. 선교사나 목사님 자제들이 많고 대기업의 해외지사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직원들의 자녀, 교수들의 자녀, 한국에 온 외국인가정의 자녀들이지요. 아시다시피 이제는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귀국했을 때 그 자녀들에게 영어, 독일어, 불어, 일어 등을 일상어로 하는 학교의 필요성이 더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를 증거 하듯 현재 국내 외국인학교가 40여 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 GCS의 교육과정에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습니까?

우리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존중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소질이 저마다에게 있다고 믿는 것이지요. 그래서 교사들은 집단교육보다는 세분화된 클래스나 개인을 중심으로 교육합니다.

저희가 선택하는 교재도 이러한 교육의 목적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여 교육효과를 증대시키고 있어요.
말하자면 홈스쿨링(Home Schooling)의 시스템으로 개별지도를 강조합니다. 그래서 학력차라든가 수월성 문제라든가 하는 것을 잘 살펴서 월반시키기도 합니다. 3년에 할 공부를 2년에 마치는 학생도 있습니다.

- 이러한 개인중심의 학습제도가 학생들에게는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가장 중요한 결과는 인격의 변화이고 그 결과로 인해 진로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학교에서 한때 불량아로 지목받던 학생이 우리 학교에 들어와 신앙을 가지면서 아주 변화되어 지금은 미국 대학원에서 로스쿨을 다니고 있어요. 본인이 더 놀라워한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학교에서는 종종 있답니다. 변화의 원동력은 바로 신앙훈련에 있지요.

- 신앙훈련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신앙훈련의 기본토대는 신앙적 멘토링 제도에 있습니다. 즉 교사들에게 학생들을 분담시켜 개인적인 신앙의 관계를 맺게 한 것이지요. 우리 교사들은 미국, 캐나다 출신의 원어민 교사들로서 모두 신앙에 투철한 사람들입니다. 나름대로 믿음의 증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교사들이 멘토가 되고 학생들이 멘티가 되어 서로가 존경하고 책임지는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학생 개인을 위한 기도는 중요한 영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 학생마다 자기 고민을 토로하고 상담하는 동안 교사는 인생과 신앙의 스승으로서 신뢰를 얻게 되지요.

- 학생들에게 특별한 교육적 관심은

이 학교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공통의 비전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동족인 북한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비록 국적을 달리하지만 같은 핏줄의 동족인 북한사람들의 고통을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북한 실상을 알려주고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실제적인 사랑의 교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하나님은 북한 땅을 반드시 회복하시기 때문에 이를 위해 북한사람들을 도울 준비를 하자는 것입니다.

-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의 학부모들이 보여주는 공통된 특징의 하나는 자녀를 지나치게 사랑하고 지나치게 보호한다는 점입니다.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거의 무방비상태로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을 보며 난감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내 아이 1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다른 10명의 아이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과 연합하여 마음 넓게 살아가는 세상을 추구하는 넉넉한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GCS 서울캠퍼스와 대구캠퍼스는 9월 새 학기 준비로 분주하다. 서울캠퍼스는 신앙훈련을 더 강화하기 위해 교목제도를 새로 도입했으며 또 주일예배 공간을 지하에 만들어 인근의 외국인 가정들과의 더 많은 교제와 소통의 장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선교와 외국인선교에 주력해 온 서승원 목사(세계로교회 담임)를 교목으로 초빙했고 또한 학생들에게 더 효과적인 교육내용을 공급하기 위해 교사경험이 많은 ‘크리스틴 서’ 사모를 교장으로 선임했다. (학교문의 : 02-797-0234)

김창범 편집위원cbkim47@hanmail.net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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