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넘는 국악 열풍의 현장을 찾아

- 실버와 함께하는 전통예술단체 ‘국악친구’ -

우리 가락, 우리 장단, 우리의 춤사위를 배워 우리의 고유한 멋을 살리자는 열풍이 이는 가운데 실버세대들에게 특히 뜨거운 호응과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젊은 국악인들의 단체인 ‘국악친구’의 핵심 멤버들을 만나 보았다.

◀ 좌측부터 국악인 이미혜씨, 이선미 교육이사

마침 서울시 서초동 우면산 자락에 자리 잡은 국립국악원 내 국악연수원에서 지금 몇 개월째 매주 토요일 금년도 1기 ‘가족국악배움터’강좌를 출강 중이란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들과 함께 유·초·중학생까지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국악 실기 강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강의 도중, 휴식시간에 인터뷰를 했다.


- 한국전통예술을 익히고 정체성을 찾자는 열풍이 우리 세대들에게 불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강습현장을 목격하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열심히 배우는 것을 볼 때 놀랍고 신기합니다. 이 젊은이들 못지않게 실버들이 국악을 이렇게 즐기고 신명나게 배우는 이유는 무엇이라 고 생각하십니까?

이선미(30 여) :“민속풍물을 어릴 적부터 주변에서 많이 보아온 우리로서 국악을 배우고 즐기는 것은 국악이 친숙하고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또 국악이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신토불이 전통예술이기 때문에 익혀서 즐겨보면 역시 우리의 감정과 흥을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듣고 보는 사람 모두가 소화하기 좋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미혜(31 여) “‘국악친구’ 활동을 통해 살펴보면 실버들이 국악에 흥겨워하고 한국의 멋을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뚜렷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연세가 드실수록 우리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정체성 찾을 때, 머나먼 외지에서 고향에 돌아 온 듯 한 향수와 안식을 느끼고 감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서연(44·여)씨는 ‘국악’ 의생활은 실버세대들에게 친교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주고 협동심과 화합, 융화 능력을 유지해주는 역할도 한다고 하면서, 국악생활을 통해 실버들이 삶에 흥미를 되찾게 되고 내공을 쌓을수록 표현의 자부심과 보람된 소일거리를 확보함으로써, 정서생활은 물론 활발한 공연활동 등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고 설명 하였다.


“일찍이 선조들께서는 예악(禮樂)을 정치의 근본으로 여겨, 백성의 애환을 인내하고 극복하여 흥과 신명으로 승화시켜 하나로 융합 조화하는 힘이 음악에 있음을 중요시한 바 있습니다. 음악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은 것입니다. 특히 세종대왕께서는 나라 음악을 정비해 장려하는 등 스스로 수백 곡의 국악을 작곡해 연주하도록 한 사록(史錄)이 있습니다. 저희도 국악을 통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심성을 정화시키는데 매우 좋은 효과가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 전통예술단체인 ‘국악친구’를 만들어 활동하게 된 계기와 인터뷰를 응한 3사람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선미 “저희 3사람은 모두 10대부터 국악을 배우고 연주해온 공통점이 있고 또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한 후 국악교육을 더욱 연구해 국악보급에 이바지하겠다고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동문입니다. 국악교육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전문국악인으로서 국악을 선양해 사회에 전통문화의 뿌리를 심고 확산하자는데 뜻을 같이해 ‘국악친구’를 창설하게 되었습니다.”

이미혜 “‘국악친구’는 그간 6년여의 연륜을 갖고 국악의 생활화 운동에 힘쓰고자 꾸준히 국악보급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악친구’에는 국악전공자들로 국악교육에 뜻을 둔 정회원 20여명과 국악선양의 시민운동에 동참하는 일반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기 3사람은 ‘국악친구’의 교육사업의 주축이 되는 교육이사를 맡고 있고 또한 현재 국악연수원 문화강좌의 강사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 ‘국악친구’의 교육내용과 활동범위를 설명해 주세요.

장서연 “‘국악친구’는 국악을 배우고자하는 개인·단체 요청이 있으면 지역사회에 연습공간과 강습시간이 할애 되는대로 협의해 맞춤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보통 1일 특강에서부터 1~3개월의 단기교육과정과 6개월 이상의 장기교육·연구과정 등이고 주 1~2회의 강습을 합니다.


교과내용은 전래놀이 수업, 사물북난타, 단소, 해금, 가야금, 장구 등의 각종 국악기 실습과 전래동요, 민요, 판소리 등 우리 가락 한국무용 실습 등으로 구성됩니다. 강습의 마무리는 기초국악실습을 다진 후 독자적인 국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발표회 축전 공연마당 참여 등 각종 행사를 독려하여 연주와 공연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국악 선양 시민운동의 활동도 일상적으로 각종 팀워크를 이루어 참가하실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그간 실버대학, 종교단체, 문화센터, 아카데미, 경로학교, 동사무소문화강좌, 그 외의 다양한 지역사회의 동아리들로부터 잇따른 ‘국악친구’의 교육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 그간의 활동 중 가장 보람을 느낀 때가 있었다면?

이선미 “한 예로 작년 겨울에 지역 문화교실에서 2개월간 8주 국악강좌를 수강하신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자신이 오래 다니신 성당의 연말 크리스마스 행사에 배운 바 국악연주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난타를 기본으로 한 5분여의 작품을 기획하고 공연연출을 편성해 할머니의 동료 신도들과 함께 8인 일조로 연습한 후 성공리 공연을 마쳤습니다.


많은 박수갈채를 받고 그 후로는 더욱 자신감 있는 여생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친척·친지들과 사이도 한층 돈독해졌고 가정에서는 손자 손녀들과 어우러져 국악 전수도하고 함께 연주도 하는 등 가족 사랑이 깊어져 행복하시노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국악을 배우시면서 더욱 활기차고 인생을 만끽하시게 되는 노인들의 건강한 모습과 소식을 접할 때마다 국악의 계승전수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세대를 뛰어 넘어 우리의 전통예술인 국악을 실버세대들과 함께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젊은 국악인들의 단체인 ‘국악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음 강습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아쉽게도 인터뷰를 끝내고 사진 몇 컷을 찍은 후 다음 기회의 취재를 기약한 후 장소를 떠나게 되었다.



실버넷뉴스 이상천 기자 house@silvernetnews.com

[실버넷뉴스 http://www.silvernetnews.com/2007.7.25]

▲ 좌로부터 이선미, 이미혜 교육이사

▲ 국립국악원 ‘별맞이터’(야외극장)에서

▲ 국악연수관 테라스 현관 파라솔에 앉은 ‘국악친구’ 강사들
문의 : 국악친구 이선미 교육이사 (H.P 016-232-5558)
Posted by no1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