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위대한 선각자 사상가 실천적 운동가"
안 義士 의거 기념 학술회의
“민족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 이룩한 민족정기의 표상”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한국인 안중근의 삶과 꿈'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가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사)안중근 의사 숭모회(회장 안응모 전 내무부장관)와 안중근 의사 기념관(관장 김호일)주최로 개최돼 안 의사가 주창한 '동양평화론'과 '독립운동과 의거의 성격'들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날 학술회의는 안중근 의사(義士)의 애국정신과 위업을 재조명하고 동양평화사상을 오늘의 동북아상황과 접목해 국제적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학자들이 참여해 열띤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발제문으로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재조명'(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러시아 문헌자료를 통한 안중근 의거의 진상'(세르게이 빅토르비치 피슌 러이사 우수리스크 사범대총장), '중국인들의 안중근 의거에 대한 시각과 반응'(송청유 중국 베이징대 교수),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칸트의 영원평화론'(마키노 에이지 일본 호세이대 교수), '안중근의 독립운동과 의거의 성격'(장석홍 국민대 교수)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세미나에 앞서 기조발표를 한 김호일 안중근 의사 기념관장은 '안중근과 그의 시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안중근은 의사로서만 규정하기는 미진한 점이 있다"며, 독립운동가 백암 박은식 선생의 '안중근전'의 '지사', '협객'의 표현에 덧붙여 "실천적 운동가, 사상가, 민족의 선각자, 종교운동가이자 의병을 직접 지휘한 장군이며, 초대 한국통감인 추밀원 의장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 역에서 포살한 대한의 영웅으로 우리 민족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민족정기의 표상"이라고 칭송했다.
김 관장은 이어 "안중근 전쟁 100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주위를 돌아보면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생활 속에서 국가의 위상은 높아가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지만, 한편으로 의회민주주의는 국론분열만 조장시키고, 부정부패가 만연되고 세대간 갈등과 지역간 분쟁이 국가를 위기 상태로 몰아 가고 있어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날 가망이 없는 상태와 같다"고 자꾸 꼬여가고 있는 제반 사회현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한 처방을 안중근 정신에서 찾고자 했다. "안중근을 비롯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독립유공자와 애국열사들의 나라사랑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며 "조국의 운명과 자신의 삶을 일체화시킨 안중근의 신념, 용기, 의연함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고, 식민지 민족에게 끝없는 희망을 갖게 하고 정의를 위하여 죽음도 불사한 안중근 정신을 우리 가슴에 새겨 지금도 안중근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재조명'의 발제를 통해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는 한국 근대 항일독립운동사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가지는 대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그럼에도 그에 대한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의심이 간다며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사에 대한 연구사실과 관련해 "냉정하게 돌아보면 지금까지의 연구는 아직 사건사, 인물사 차원에서도 미흡함이 많은 것 같고, 특히 하얼빈 의거와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 한국 근현대사의 도도한 흐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아직 제대로 규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기존의 유사한 동아시아질서론과는 격단의 차이가 있는, 매우 독창적인 사상체계인 것으로 주목받았다"며 "이 창의적 구상이 어떻게 해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안중의 동야평화론에 피력된 사상은 국내적으로도 미래 지향적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며 그의 사상이 1919년 기미독립선언서에 '공존동생권'이 동양평화, 세계평화, 인류행복을 보장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정강'에도 민족평등, 국가평등 및 인류평등이란 표현으로 수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러나 "기미 독립선언서와 임시정부 '정강' 기초자들이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에 접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입증하기 어렵지만 칸트의 인권, 민주국가론, 영구평화론 등을 통한 공유의 영역은 충분히 상정된다"고 주장했다.
송청유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중국인사들의 안중근 의거에 대한 시각과 반응’주제 발표에서“중국 내에서 100년 가까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연구와 기념 활동이 그치지 않았으며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특히 최근 10년간 세계사 격변 속에서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연구와 찬양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그 배경에 대해서는 “안중근의 한학 조예에 대한 문화적 친근감, 일제 강점 피해국으로서 일본 우익단체의 여전한 미화 행동 등에 대한 반작용 등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중국 내에서 최근 10년새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매체로서의 역할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네티즌들이 참여해 자유자재로 의견을 발표하고 있으며 학자 한 사람이 말하던 것이 사회의 많은 의견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상의 안중근 연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연구의 시각이 새로워져야 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중국 내 최근 연구에서 안 의사의 ‘동양화평론’을 확대 해석하는 등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며 “더욱 깊고 전면적이고 정확한 안중근 사상 연구성과가 동북아 지역협력과 함께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중근 의거와 사회적 불멸을 추구한 자기희생'을 주제로 발표한 피슌 세르게이 우수리스크 사범대 총장은, 러시아의 문헌자료를 인용 "1905년 을사조약 체결후 국운이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조선정계의 관료는 일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조국을 건네주고 자신들의 특권적 지위를 위해 일제의 강제 합방을 묵인했다"고 밝히고 "명성황후가 시해되었는데도 무기력함을 보여준 것은 이를 잘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애국적 성향의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극렬한 저항운동이 있었으며,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은 좋은 예고, 안중근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근대화된 유교적 사상과 카톨릭 신앙으로 무장된 '한국판 사무라이'"라고도 말하고는 "안중근 의거는 외세의 모든 정치, 군사적 통제와 억압으로부터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하는 조선인들의 강한 열망이었으며, 그는 이러한 희망을 실현한 후 도덕적 관점에서 자기희생으로 초연하게 죽음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학술회의에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와 홍일식 전 고려대총장, 유근창 유관순 기념사업회 회장, 유기남 자유시민연대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안 의사 의거 100주년 학술회의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한편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남산에 위치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에서 정부 주요 인사와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안중근 의사의 순국과 교훈 |
안중근 의사 순국 제 99주기 추념식 |
일본인도 탄복한 대한국인 안중근 |
[코나스 http://www.konas.net/200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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