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칼럼]

 

학벌 순혈주의가 부른 ‘이대부심’ 사태를 바라보며



△이창호 박사 (칼럼니스트)


작금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둘러싼 학교 측과 학생들의 실랑이가 작렬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진행하려는 미래라이프 대학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으로써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 재직자나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을 대상으로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적정한 제도이다.

 

미래라이프 대학은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과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 산업전공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이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대구대학교, 명지대학교, 동국대학교, 부경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하대학교, 제주대학교, 창원대학교, 한밭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의 10개 대학이다.

 

다른 9개 대학은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유독 이화여자대학교에서만 문제가 된 것은 학벌 순혈주의가 작용했다고 필자는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게시판에는 왜 고졸자와 동문이냐, 이화전문대가 되길 원하냐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이대부심'이란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웹 문서 결과만 300여 개가 검색되어 나온다. ‘부심이란 ‘특정 집단이 갖는 자부심에 대한 비아냥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이다. 검색된 글의 글쓴이들이 이대부심을 비꼬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대생들은 콧대가 높아 명품백을 좋아한다는 유서 깊은 오해에서부터 ‘이대의 입학 가능한 점수에 비해 지나친 명문대 대접을 받는다는 내용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화여자대학교 이외에 교육부의 평생교육단과 대학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동국대와 인하대, 명지대 등에서는 학생들의 별다른 반발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는 점도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학벌은 전통적인 권력 요소로 뿌리 깊은 한국사회의 크나큰 병폐다. 자신이 명문대 출신임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하나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동문이 아닌 사람을 배척할 때 ‘학벌주의가 된다. 학벌주의는 하나의 계급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화여자대학교 사태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 농성 배경에는 ‘국내 최고 여대이라는 자부심과 동시에 미래라이프대학을 받아들일 경우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들의 커뮤니티인 ‘이화이언에는 이번 미래라이프대학 설립과 관련해 “(미래라이프대학이) 이화의 질과 격을 떨어뜨린다”, “학벌 세탁과 이대 출신 사칭이 급증할 것이다와 같은 학벌주의에서 비롯된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일은 아니다. 이화여대 홍보팀 관계자는 “원래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 미국 하버드대학만큼 프라이드가 강하다. 전통이고 문화다.면서 “과거 이화여대를 다녔던 선배들이 현재 교수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들에게 ‘이화가 어떤 대학인데식의 정신을 불어 넣는다. 입학하면 가장 먼저 ‘여러분은 여성 리더다. 이화여대는 여성 리더를 육성하는 곳이다라는 식의 정신교육을 엄청나게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만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대의를 져버린다면, 그들의 자부심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학벌 순혈주의로 밖엔 비치지 않는다.

 

한편 교육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이화여자대학교 사태로 인해 생긴, 우리 사회의 생채기는 뿌리 깊은 특권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의식을 가진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새로운 의식변화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글/ 이창호(李昌虎 55) :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안중근 평전 저자,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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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8. 6. www.No1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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