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세계적 갑부들의 일상생활
세간의 선망과 관심 그리고 때로는 질투심을 한 몸에 받는 갑부들(billionaires). 갑부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질까.
최근 포브스 칼럼에서는 “자신의 부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그는 ‘대 부호’(seriously rich)가 아니다”라고 정의했다. 칼럼은 또 파리나 런던에서는 미화 3억 달러(3100억원) 정도를 소유하면 ‘수퍼리치’(Super-rich)에 속하지만 뉴욕이나 팜 비치에서는 적어도 미화 10억 달러(1조1000억원)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자’리스트를 보면 1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2위에는 루퍼트 머독, 3위에는 조지 소로스, 4위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그리고 5위에는 인텔의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가 올랐다. 이 밖에도 포천지가 선정한 2004 세계 30대 갑부 랭킹에는 어김없이 애플컴퓨터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버크셔 해서웨이 워렌 버핏 회장이 포함되었다.
개인용 제트기를 타고 세계곳곳을 누비거나 개인요트를 즐기는 일 혹은 천문학적인 값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일은 일반인들이 흉내 낼 수 없다. 그래서 간부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추정자산 466억 달러로 8년 연속 세계 최고의 부자로 꼽히고 있는 빌 게이츠. 지난 1994년 자신의 회사 여직원 멜린다 프렌치와 사내 결혼한 게이츠는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집은 두말할 것 없이 크고 웅장하지만 게이츠의 재산에 비춰 본다면 검소하고 실용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눈에 띄는 시설은 야외풀장 속에 전자 사운드 시스템을 갖춰 놓고 음악을 들으며 수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개인 도서관은 16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필적이 담긴 공책들로 가득 차 있다.
또 언론에 비춰진 게이츠는 시간 날 때마다 아이들과 장난치며 놀아 주는 다정한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골프와 카 레이스, 카드놀이를 즐기며 독서광이다.
세계의 금융을 좌지우지하며 환투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개인적인 일보다는 정치적인 활동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개인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그와 그의 가족들은 뉴욕 등 여러 도시 해변가에 아파트와 별장을 가지고 있으나 개인용 제트기나 요트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고 소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부호라면 반 고흐나 세잔, 피카소의 작품, 고 미술품 등 값비싼 컬렉션을 소유할 법도 하지만 소로스는 미술에는 별 관심이 없는지 이런 곳에는 지출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개인 수행원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회장은 올해 자산 429억 달러를 기록하며 빌 게이츠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오마하 네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부자를 꿈꿨던 버핏.
버핏이 최근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고 나선 것은 사업가 혹은 투자가로서의 그의 신조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월가의 큰손이 던지는 투자비결은 간단하다. “투자는 이성적이어야 한다. 이해할 수 없으면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뉴욕이 아닌 네브래스카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자가 되기 전에 구입한 집에서 그대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인물 포털사이트 애스크멘 닷컴(www.askmen.com)에 의하면 버핏은 고급 레스토랑보다는 맥도널드 햄버거와 코카콜라를 더 즐긴다고 한다. 그는 하루에 콜라 15캔을 마실 정도로 콜라 마니아다.
전설적인 기업 애플컴퓨터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게이츠와는 대조적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세계 억만장자 6위에 올랐지만 아직도 그는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 스니커즈를 신고 출근하는 등 실용적인 옷차림을 고집하는 전형적인 서부의 벤처기업가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특강하던 중 강의를 듣던 대학원생과 결혼에 성공해 1남1녀를 키우고 있다.
몇 년 전 타임지에 실린 기사에서 잡스는 가족들과 함께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한적한 교외에 살고 있으며 저녁 식사는 대체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편이라고 소개되었다. 특히 저녁식사 때는 정원에서 직접 가꾼 유기농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편이라고. 일 벌레로 유명한 잡스는 일 외의 레저나 취미활동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전세화 기자 (erico@ermedia.net)
[이코노믹리뷰 2004.12.30]

Posted by no1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