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에 ‘사랑의매’→‘몽둥이’
‘보수단일화’ 전제한 공세에서 ‘주저앉히기’ 전략으로 변경
심재철 “창의 대선완주는 정동영 돕는 일…즉각 사퇴하라”
“이회창씨의 대선완주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돕는 일이다. 즉각 사퇴하라.”
한나라당의 무소속 이회창 대통령후보에 대한 비판이 날로 격상(格上)되고 있다. 이 후보의 행보 하나하나에 공세를 퍼붓고, 발언도 직설적이고 독해졌다. 호칭도 “이회창씨”, “그 양반” 등으로 일제히 격하했다. 그동안 ‘전(前) 총재’로서 최소한 예우를 갖췄던 모습은 사라졌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견고해지면서 그동안 이회창 후보에게 ‘보수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한 ‘사랑의 매’를 내려놓고, ‘몽둥이’로 바꿔들었다.
이회창 후보가 ‘BBK수사발표’ 이후 지지율 내리막을 달리며 사실상 대선고지에 오를 여력이 없어지자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를 접고, 확실한 ‘이회창 주저앉히기’에 나선 것.
더욱이 이회창 후보의 신당창당 선언이 총선을 겨냥한 한나라당 진영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자 대선 완주를 위한 포석이라는 판단에 따라 ‘보수분열’의 불씨를 제거한다는 대응전략도 깔려있다.
“이 양반이 지금 추수 다한 벌판에서 이삭줍기를 하고 있어요”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선거대책회의에서 “이회창 후보가 완주를 한다는 것은 결국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돕는 길이고,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매질하며 주저앉히기에 나섰다.
심 부대표는 이어 “(이 후보측에서)발표한 브리핑이나 논평 내용을 보면, 84건 중에서 BBK에 관한 것이 61건이다. 거의 대부분을 ‘BBK타령’만 했다는 것”이라며 “결국 범여권의 이중대를 자임했다는 게 기록으로도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 후보가 보수를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사이비 보수’이다”면서 “BBK타령만 하면서 얼마 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 부대표는 또 ▲출마명분으로 내세웠던 BBK가 ‘헛방’으로 드러나 출마명분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출마할 당시 국민에 대한 ‘살신성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신당창당은 총선용으로 지역주의 정당이 되서 대한민국정치를 또 한 번 후퇴시키는 일이 된다 등 조목조목 ‘후보사퇴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도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하다 안되니깐, 이 양반(이회창 후보)이 지금 ‘이삭줍기’를 하고 있다”면서 “과거엔 거대한 정당을 움직이다가 이젠 한나라당이 추수를 다한 벌판에서 70대 노인네가 이삭줍기나 하려고 돌아다니는 게 참 안타깝다”고 비꼬았다.
홍 위원장은 이어 “창은 대선 막바지 가면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다. 지금은 신당창당으로 총선을 겨냥하는 게 민노당의 ‘대선잔금 고발’ 때문인 듯하다. 어차피 법의 심판대에 서야 하니 총선에서 전국구(비례대표) 1번이라도 받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도 한 때는 그를 위해 8년 동안 ‘저격수’노릇을 하고, 온갖 험한 짓 하고, 이미지 망가지며 다 했는데 이제 와서 (이회창 후보가) 철저히 망가지는 것을 보고 참 불쌍하고 안타깝다. 사람이 망가져도 저리 망가질 수 있나”라고 혀를 찼다. |
[이충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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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http://dailian.co.kr 200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