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은 22일자 33면‘왜냐면’에 삼성을 정면 공격하는 만평을 실었다. 만평은 삼성 로고가 보이는 빌딩의 최상층을 커다란 식칼로 찔러 금이 가는 모습을 담았다. 빌딩은 금새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9.11사태 당시의 세계무역센터빌딩을 연상케 한다.
<한겨레신문>은 대표적인 진보 일간지로 대기업, 보수, 종교계 등에 대해 비판적 어조를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정권 및 사회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적 태도 대신 친정부적 논조와 대기업, 보수층에 대한 적개심을 보여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삼성특검을 겨냥한 이 만평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표현의 수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알 카에다가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테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미국의 붕괴’라는 상징적 의미를 노렸기 때문. 붕괴 직전의 태평로 삼성그룹 본사는 삼성 그룹의 해체를, 빌딩 최상층에 ‘칼을 꽂는’ 행위는 삼성 총수, 즉 이건희 회장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삼성특검과 태안기름 유출사태와 관련한 삼성중공업의 사과광고로 인한 독자들의 반삼성 감정을 감안하더라도 식칼을 등장시켜 기엄을 상징하는 건물을 찌르는 만평이 공익성을 담보해야하는 언론매체에 버젓이 실릴 수 있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방송에서도 범죄 상황을 재현할 때 범인이 칼을 휘두르는 상황에서 칼에 모자이크를 처리한다.
또한 이 만평이 실린 <한겨레신문>의 ´왜냐면´의 지면에는 "...글쓰기의 기본을 갖추고 인신공격을 멀리하고 합리적인 논거를 담은 제의, 주장, 비판, 반론 글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편집자 주를 달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다음 아고라에 ‘미류나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글을 올리고 “충격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네티즌은 “피비린내 나는 러시아 볼세비키혁명 때에도 선전물에 이런 그림은 없었을 것이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가 연상돼 정말 무서웠다”며 “삼성에 대한 처벌은 법원이 판결하는데 중앙일간지에 이런 그림을 싣는 것은 (언론) 권리의 남용이고 방종”이라고 표현의 수위를 문제삼았다.
그러나 네티즌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겨레의 공개적인 안티삼성 행보에 손을 들어주며 ‘반삼성’ 정서가 과열되는 분위기다. 네티즌 ‘uluulu’는 “이게 무슨 섬뜩하다는 둥의 얘기를 들어야만 할 소재인지 의문”이라며 “삼성의 성역에 칼을 들이대다, 이걸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네티즌 ‘Java’는 한겨레에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을 겨냥해 “실제와 가정을 분간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의도가 심히 의심되는 자”라며 “삼성으로 인해 피해를 본사람은 저 그림처럼 식칼이 아니라 기름에 온몸을 적시고 스스로 성냥불 긋고 타죽은 태안어민이라는 확실한 실체가 있다”고 비난했다.
표현의 수위가 더 셌어야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사시미 등 자극적인 공격무기로 대체해야 된다거나 삼성측을 망치로 뭉개버리고 싶다는 극단적 반응도 나왔다. 네티즌 ‘청노루’는 “식칼이 좀 아쉽다, 닛본도나 사시미로 했어야 하는데”라며 “저 만화가 주는 메시지는 피해를 당한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적극 옹호했다.
또다른 네티즌 ‘물새’는 “비판하려면 먼저 조중동 보수언론부터 비판하지 그랬느냐”며 “맘 같아서는 칼이 아니라 망치로 거니 대가리 빠게 버리고 싶다. 못된일 하면 사람 벌받는 거”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데일리안 변윤재 기자: http://www.dailia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