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社會필요 부응 / 富의 사회 환원”

미국 부자들의 기부 動機

돈 뿐 아니라 시간 내어 자원봉사활동도 열심
부자일수록 자녀들에게 자선·기부 더 교육


미국의 자선·기부 전문 격주간 신문인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는 지난 14일 2007년 미국의 상위 50위 기부자들이 모두 73억 달러(약 6조8,620억 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2007년 최대기부자는 윌리엄 배런 힐튼(Hilton) 힐튼호텔 전 공동회장이다. 그는 힐튼호텔과 카지노 매각 수익금 12억 달러(약 1조1,280억 원)를 아버지가 세운 콘래드 힐튼 자선재단에 기부했다. 또 사후에 재산의 97%를 재단에 기부해 아버지의 자선사업 선행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위는 헌츠먼 케미컬을 창업한 존 헌츠먼(Huntsman) 부부로 7억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공동 3위는 조지 소로스(Soros) 퀀텀펀드 회장과 데니 샌포드(Sanford) 제일프리미어은행 회장으로 4억7,000만 달러를 기부했고 5위는 4억 달러를 기부한 존 클루지(Kluge) 전 Fox TV 소유자다.
지난해 1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은 모두 20명으로 전년(21명)과 비슷했다.

지난해 美 상위 50위 기부자 73억 달러 기부
미국 부자들이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동기는 뭘까?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는 지난해 12월 13일자에서 인디애나대 자선연구센터가 연 수입 20만 달러 이상 혹은 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의 미국 부자 1,400가구를 조사한 것에 기초해 그 동기를 크게 10가지로 구분했다. 중요도는 소득별로 차이가 났다.
소득 5,000만 달러 이상의 미국 부자들은 (1) 절박한 필요 부응(85.7%) (2)부의 사회환원(79%) (3)기대하는 효과 유도(69.8%) (4)본보기(69%) (5)많이 가진 자 적게 가진 자 도와야(61.9%) (6)정부할 수 없는 일해서(61.9%) (7)도움 요청받아(53.5%) (8)명분 동의(46.5%) (9)종교적 신념(41%) (10)업적 남기기(34.9%)의 순서였다.

소득 500만~4,900만 달러 사이의 부자들은 (1)절박한 필요 부응(83.7%) (2)본보기(82.4%) (3)부의 사회환원(69.4%) (4)정부할 수 없는 일 해서(68.8%) (5)많이 가진 자 적게 가진 자 도와야(65.4%) (6)기대하는 효과 유도(63.1%) (7)도움 요청받아(63%) (8)명분 동의(56.1%) (9)종교적 신념(30%) (10)업적 남기기(28.9%) 순서였다.

소득 100만~490만 달러 사이 부자들은 (1)절박한 필요 부응(83.9%) (2)많이 가진 자 적게 가진 자 도와야(81.4%) (3)부의 사회환원(79%) (4)기대하는 효과 유도 (67.7%) (5)명분 동의(62.8%) (6)종교적 신념(61.4%) (7)정부할 수 없는 일 해서(61.1%) (8)본보기(58.3%) (9)도움 요청받아(55.5%) (10)업적 남기기(19.9%) 순서였다.

재단·건강·교육 등에 많이 기부
‘절박한 필요 부응’과 ‘부의 사회환원’이 미 부자들이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공통적인 상위 이유였다.

미국 부자들이 기부하는 곳은 펀드나 재단(34.4%), 건강(20.5%), 교육(14.8), 예술문화(10.7%), 종교(9.7%), 기타(4.2%), 재난(2.9%) 순이다.

지난해 상위 10대 미국 기부자들이 어디에 기부금을 냈는지를 봐도 알 수 있다.
1위 기부자인 힐튼 전 회장은 콘래드 힐튼 재단에 12억 달러를 기부했다. 콘래드 힐튼 재단은 맹인방지 및 치료, 개도국 수도시설 개선, 젊은이 마약금지, 장애인 초기교육 등 사회사업을 주로 하는 곳이다.

2위 허츠먼 부부는 헌츠먼 재단 및 유타대에, 3위 샌포드 회장은 샌포드 건강재단에, 5위 클루지 회장은 콜럼비아대, 6위 웨이일 전 회장은 코넬의대, 10위 엘리 브로드 부부는 브로드 재단에 기부했다.
미국 부자들은 가난한 자를 돕는 구호단체에 대한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단체 한 두 군데에 기부한다고 가난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낙후된 교육시스템 등 가난을 야기하는 원인을 개선하는 데 기부를 하겠다며 가난의 장기적 해결책인 교육에 대한 기부를 많이 하고 있다.

지난해 상위 50대 미국 기부자들 중 교육에 대한 기부가 다른 것보다 훨씬 많았다.

소득1,000만 달러 부자 36%, 연 200시간 자원봉사
미국 부자 기부자들은 돈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같이 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원봉사활동을 더 많이 한다.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에 따르면 1,000만 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가진 사람들 중 약 37%가 1년에 200시간 이상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1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 사이의 부자들 가운데는 26%가 그렇게 하고 있다.

이들은 자녀들에게 기부활동에 참여하도록 가르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대(大)부자일수록 더하다고 신문은 밝히고 있다. 5,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대부자들 중 80%가 자녀들과 자선·기부에 대해 토의하고 37%는 아이들이 직접 기부할 수 있도록 돈을 주고 있다.

미국 부자들은 기부금에 대한 세금감면이 없더라도 계속 기부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영리단체에 기부금을 내면 기부액 만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만 소득세를 부과한다.

연소득 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 사이 부자들 중 기부금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지면 기부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7%인 반면 5,000만 달러 이상의 대부자들 가운데 15%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인 68% 정기적 기부활동 연평균 2,045달러 기부

미국민 68%가 연 25달러 이상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인디애나대 자선센터의 지난해 12월 4일 미국인 10명 6명은 정기적으로 기부활동을 하고 있고 연평균 기부금은 2,045달러라고 발표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미국인이 기부한 자선기금 총액은 2,950억 달러(약 273조 원)로 2005년에 비해 120억 달러가 늘어난 액수다. 미국 인구(3억 명 기준)로 계산할 경우 1인당 약 92만 원을 기부한 셈이다.

워싱턴=이상민 특파원
zzangsm@hotmail.com

이상민 기자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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