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사태는 ‘딴나라 이야기’?

민주화 이룬 386세대, 북한인권 관심 높이는 계기돼야

◇천안문 사태 당시의 모습

이른바 ‘386세대’가 사회적 주목을 받아온 이유 중 하나는 민주화를 위한 그들의 기여 때문이다. 젊은 시절 국가적 과제인 민주화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며 이를 위해 개인적 삶을 헌신하기도 했다는 사실은 분명 존경과 찬사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당시 그들 일부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현실주의론만을 앞세우는 것을 보면 과거 그들의 희생과 참여는 젊은 날의 일시적 정의감이나 영웅심 또는 감성적 낭만주의의 발로만이 아니었던가 라는 의문이 든다.

지난주 발생한 티베트의 민주화 및 독립운동에 대한 중국정부의 유혈진압과 이에 대한 우리 사회 내 반응을 접하면서도 그렇다.

세계는 지금 ‘제2의 천안문사태’를 우려하며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티베트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 등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중국정부를 규탄하고 나섰으며 영국과 뉴질랜드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미 중국의 시위 진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해리슨 포드, 리차드 기어 등 헐리우드의 유명인사들도 티베트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개인적 명예와 자산을 동원하고 있다.

한편 우리 나라 각 분야의 실무책임층을 이루게 된 이른바 민주화세대들은 애초에 중국 내 인권 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힘겹게 투쟁해 온 인권 문제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국제정치의 도구로 바라보는 것 같다.

그들은 중국의 인권 문제가 슈퍼파워 미국이 자국 중심의 국제질서 개편을 위해 애써 제기해 왔다고 여기는 것 같다. 프랑스가 인권 문제 때문에 중국정부와 마찰을 빚어왔고 북한과도 수교하지 않고 있다고 하면 아프리카 식민지 역사를 떠올리며 우선 실소를 터뜨린다.

21세기 현재 중국 내 정치탄압과 인권상황은 과거 우리 나라의 1970, 80년대보다 못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세계 최악의 독재자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김정일,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미얀마의 탄 슈웨,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아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탄압과 감시를 강화했으며 정부가 언론탄압과 종교규제를 기획하고 재판의 99%가 유죄로 결정되는 등 사법 정의 마저도 실종된 상태다. 몇 년 전에는 탈북난민 문제로 중국을 방문한 우리 나라 국회의원의 활동을 무력으로 저지한 적도 있다.

우리가 중국에 비해 ‘약소국’이라고 한다면, 더욱 중국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중국의 민주화를 또한 지원해야 할 것이다.

보스턴=김범수 특파원 bumsoo@futurekorea.co.kr

김범수 기자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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