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 루머 빨리 퍼지는 ‘이유 있네’

'루머'확산 심리실험 통해 광우병 괴담 확산






70대 노인 폭행사건에 연루돼 구설수에 올랐던 최민수를 다룬 ‘MBC 스페셜’-최민수, 죄민수, 그리고 소문’편이 방송 이후 화제가 되고 있다.

최민수는 지난 해 4월 이 사건으로 불구속 입건되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계속해서 소문이 확산돼 곤란한 입장에 놓이자 칩거생활에 들어갔었다. 대중으로부터 집중 비난과 외면을 받은 최민수는 사건 이후 현재까지 9개월째 칩거 중이다.

8일 방송된 ´MBC 스페셜´은 무혐의 판정을 받은 ´최민수 노인 폭행 논란´과 ´우연희 루머사건´을 사례로, 실체가 불분명한 소문이 확산되면서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의 과정을 과학적 분석으로 검증했다.

제작진은 경기도 인근 시골에서 두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지내고 있는 최민수가 손수 장을 보고 액세서리를 만드는 모습을 공개했다.

최민수는 방송을 통해 “내려가고 싶으면 고집 부릴 이유가 없는데 나도 왠지 잘 모르겠다”면서 “세상에 좀 지쳤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민수는 또 ‘노인폭행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이렇다 저렇다 하는 말 자체가 웃기는 것 아닌가.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며 여전히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와 게시판을 통해 "씁쓸하고 안타깝다. 무서운 세상이다", "사실을 잘 알지도 못하고 나쁘게만 생각했다. 최민수씨에게 미안하다"고 밝히는 한편,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의견들을 많이 올리고 있다.

한편, ‘MBC 스페셜’제작진은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함께 방송 최초로 소문 전파 실험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20대, 4,50대 방청객 각각 100명씩을 스튜디오에 초대한 뒤 두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곽 교수팀은 강의 도중 사전고지 하지 않고, ´어느 연예인이 자살했다´는 부정적인 소문과 ´어느 연예인이 입양을 했다´는 긍정적인 소문을 각 그룹에게 전달하고 결과를 확인했다.

20대의 경우에 ´연예인 O가 자살했다´는 부정적 소문은 신속히 확산돼 81%가 소문을 들었고, 86%가 소문을 전했으며 ´연예인 O가 선행을 했다´는 긍정적 소문은 불과 18%만이 소문을 들었고 4%만이 소문을 전하는 결과를 보였다. 4,50대의 경우도 나쁜 소문은 84%, 좋은 소문은 16%의 비율로 퍼져나간 결과가 나왔다.

곽 교수팀은 또 실험 전 불안감 심리테스트를 통해 불안감이 높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무려 4배 정도의 소문을 더 많이 듣는다는 놀라운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날 방송 최초로 소문전파 실험이라는 참신한 시도를 한 ‘MBC 스페셜’은 객관적인 태도로 근거없는 루머와 피해자들이 받는 영향에 대해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곽 교수팀의 실험 결과는 지난 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의혹이 어떻게 삽시간에 확산돼 사회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지 유추해 볼 기회가 될듯 하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naver.com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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