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데 방 뺀다구?', 동아일보 울상
해양수산부 청사 이전으로
동아일보 연간 50억 가까운 수입 감소
해양수산부가 충정로 동아일보사 사옥에서 현대 계동 사옥으로 청사 이전을 추진하면서 동아일보에 비상이 걸렸다.

해양수산부는 내년 3월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최근 계동 사옥 소유주인 현대자동차와 청사 임대 가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보증금 25억원에 관리비를 포함한 연 임대료 39억원으로 해양수산부와 현대자동차는 내년 1월 중 본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와 CL지원팀이 사용하고 있는 8,9,10층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8층은 현재 비어 있다.

내년에 인천항만공사 등 각종 태스크포스가 구성되고 일부 조직이 팀제로 전환되면서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 이전하기로 했다는 게 해양수산부의 설명이다.

연 임대료 39억원으로 다음달 중 본계약 맺기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과 흥국빌딩, 여의도 구 한나라당사, 강남 진솔빌딩 등 8개 장소를 물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막판까지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과 현대 계동사옥을 놓고 저울질 한 결과 임대료 면에서 절반 가까이 차이가 나는 계동 사옥을 청사 이전 대상으로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청사 이전에는 직장협의회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올 4월 발족한 직장협의회가 끊임없이 청사 이전 요구를 해왔고 장승우 장관과 관련 부서에서 이를 수용했다는 것.

또 지난달 직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90% 이상이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협의회 이전 요구 장승우 장관, 관련 부서 수용

이 때문에 동아일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동아일보는 지금까지 해양수산부로부터 보증금 22억8000만원에 관리비를 포함해 매월 3억8000만원, 연간 45억6000만원을 임대료로 받아왔다.

특히 최근 임대료 협상을 통해 4% 이상 임대료를 인상해 매월 4억 1000만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해양수산부가 나갈 경우 당장 보증금 22억8000만원을 내줘야 하는데다 연간 50억원에 가까운 임대료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내수 침체로 인한 광고 수입 감소 등 신문사들의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임대료 수입 감소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해양수산부 청사 이전에는 동아일보와 정부의 불편한 관계도 일부 작용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와 언론의 관계로 봤을 때 언론사들의 경영난을 외면한 채 청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동아일보와의 불편해진 관계를 반영한 결과라는 관측이다.

경영난 외면 이전은 동아일보와 정부의 불편한 관계 때문 관측도

그러나 해양수산부도 정치적인 해석을 적극적으로 경계하고 나섰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청사 이전 문제는 지난해부터 추진돼 온 일이며 임대료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찾다보니 계동사옥으로 청사를 이전하는 것일 뿐 정치적인 상황 등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청사 이전을 두고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순수히 업무 환경을 고려한 조치이며 5년 동안 지불한 임대료로만도 언론사로서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의식한 듯 현대자동차는 해양수산부와의 가계약 사실을 외부에는 일절 알리지 않고 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알려져봐야 고래싸움에 새우 등만 터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와 언론사와의 관계는 현대차가 알 수 없는 부분이며 중간에 끼어들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CBS경제부 이원우 기자
[CBS 노컷뉴스 http://nocutnews.co.kr 200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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