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31. 01:14
흉기 든 빈집털이범, 60대 할머니 충고로 줄행랑 | |||||||||||||||||||||||||
60대 할머니가 흉기를 든 빈집털이범과 마주쳤지만 자상한 충고로 위기를 넘겼다. 62살 박모 할머니가 반찬을 전해주기 위해 서울 남현동 아들의 아파트를 찾은 것은 29일 오후 3시 40분쯤. 문을 열고 들어간 박 할머니는 누군가 베란다에 숨어 있는 것을 보고 아들 이름을 불렀지만, 구석에서 뛰쳐나온 것은 20대 빈집털이범이었다. 아파트 방범창을 열고 들어와 금품을 훔치던 이 남자 역시 할머니의 느닷없는 방문에 놀랐지만 이내 흉기를 들고 할머니를 위협했다. 소리 지르지 말라는 도둑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젊은 사람이 웬 몹쓸 짓이냐'며 충고를 이어나갔다. 할머니는 또 '이 집은 경매에 붙여져 훔쳐갈 물건도 없다'며 '차라리 반지나 가져가라'면서 끼고 있던 금반지를 건냈고, 택시비에 쓰라며 수중의 돈 5만원까지 쥐어줬다. 결국 꾸중 끝에 택시비까지 받아든 도둑은 황급히 모습을 감췄다. 할머니는 경찰에서 '젊은 사람이 손목 동맥 부분에 상처까지 있어 안됐다는 생각에 한 마디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키 170cm 정도의 20대 초반인 이 남자의 뒤를 쫓고 있다. CBS사회부 김정훈기자 report@cbs.co.kr/수습기자 장규석 [CBS 노컷뉴스 http://nocutnews.co.kr 200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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