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세계 최고의 방공망과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어 미국이 섣불리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천안 지하철 역사에 버젓이 전시된 사진전 내용 중 일부다.

이 반미 전시회는 ‘일제 강점 40년, 미군주둔 60년 청산을 위한 전시회’라는 주제하에 12일 천안 지하철 역사에 전시되었지만 이를 주최한 전시단체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 반미 전시회는 “미군에 의한 수모를 이제 겪을만큼 겪어서 더 이상 미국을 은인이라, 우방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민족의 힘으로 새로운 통일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는 구호를 내걸고 이날 하루 종일 천안 지하철 역사에 전시 되었다.


전시된 내용은 “만약 북한의 군사력이 보잘 것 없었다면 이미 10년 전에 전쟁이 일어나 한반도는 쑥대밭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미국이 섣불리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북한의 막강한 군사력 때문이다”라는 남한 내 친북 좌익 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9일에도 “미국이 북침 전쟁계획을 세워놓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선군정치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선군정치가 없었다면 이미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며, 우리 민족은 참화를 입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이 반미 전시회에는 ‘미군의 총알받이가 싫다’, ‘주한미군 우방과 동맹이라는 이름의 점령군’, ‘민족을 사랑하는 자들의 용기 있는 선택, 주한미군 철수’, ‘미군 없는 통일 한반도 자주.평화.번영의 새나라’ 등 100여점 이상의 사진을 전시했다.

사진을 제보한 <독립신문> 독자는 “어떻게 이런 반미 사진전이 공공장소에 전시 되었는지 이해를 하기 어렵다. 이러한 전시회를 방치하고 있는 지하철공사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천안 지하철 역사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이런 사진들이 여기에 전시가 되어있는지 알 수 없다”며 발뺌을 했다.

한편 지하철공사의 문화이벤트 허가요건은 지역주민과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이벤트나 개인 또는 단체의 건전한 취미활동 등 공익성 및 공공성이 있는 시민 홍보 캠페인만을 허가하게 되어있다.


신혜식 기자 king@independent.co.kr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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