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북한 태권도´로 인식돼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다가, 몇 년전부터 소개되기 시작한 이른바 ´최홍희 태권도´.

이 태권도를 전 세계에 보급하는 조직인 국제태권도연맹(ITF) 오창진 사무총장이 국내 언론 보도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오 총장은 북한의 장웅 IOC 위원 대신, 최홍희 前 ITF 총재의 아들 최중화 씨(캐나다 거주)를 "총재님"이라고 부르며, 국제사회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장 위원을 국내 언론들이 계속 ´ITF 총재´로 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결국 북한에게 ´태권도 종주국´ 자리를 내주게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태권도의 기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태권도´란 명칭은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50년대 최홍희 前 ITF 총재(당시 장군)에 의해 처음 탄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홍희 태권도´의 맥을 이은 ´ITF 태권도´야말로 우리의 정식 태권도라는 것이 오 총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홍희 태권도´는 70년대 초까지 우리의 태권도였으나, 최 前 총재는 박정희 정권 시절인 72년도에 캐나다로 망명(오 총장의 말에 따르면 정치적 이유로)했다.

이후 그는 캐나다에 ITF(국제태권도연맹) 본부를 창설, 그의 태권도는 북한 등 공산권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반면 남한에서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창설되어 태권도는 두 개로 갈라졌다.

오 총장은, ITF측은 "태권도는 ´스포츠´가 아닌 ´무도(武道)´"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최 前 총재가 태권도를 처음 만들 때의 정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무도´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최 前 총재의 유언장을 北측이 멋대로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은 ITF 회원국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종주국인 것처럼 알려지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며,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ITF 표결을 정식으로 거쳐 최 前 총재의 아들 최중화 씨가 총재로 선출됐음에도, 국내 언론들이 북한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여 장웅 IOC 위원을 ´총재´로 기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ITF 본부를 캐나다에서 자신들의 영토로 옮기려고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에 비해, 우리 정부는 태권도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오 총장은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정부의 소극적 태도가 계속된다면 ´태권도 종주국´은 결국 북한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는 북한에 끌려다니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서 장웅 위원을 만난 적이 있는데, 마치 한국의 스포츠가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것처럼 말하더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경우 한국의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랫만에 고국에 돌아온 우리의 ´태권도´를 북한에 빼앗겨서는 절대로 안되며, ITF 본부도 북한이 선수치기 전에 종주국인 대한민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 오 총장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태권도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WTF 태권도´와의 동작 등 여러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태권도는 결국 하나로 합쳐야 한다며, 기술 교류 등을 통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균 기자 hile3@hanmail.net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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