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선이 꼭 12일 남았습니다.저는 오늘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나라를 살리겠다는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짐하고자, 12척의 배로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를 구했던 충무공을 모신 이 성스러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이 나라가 처한 현실은 참으로 위중합니다. 지난 10년 나라의 기초가 너무나 크게 흔들렸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해방과 건국, 전쟁과 호국의 장한 역사가 왜곡되고 있습니다. 가난과 절망에서 풍요와 희망을 일구었던 위대한 업적이 비하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직과 헌신, 신뢰와 품격은 사라지고 편법과 탈법, 불신과 냉소주의, 천민자본주의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안보는 불안하고 국가정체성은 흔들리며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조차 못 잡고 있습니다.지금 우리의 위기는 경제가 조금 어렵고 정치가 다소 혼란스러운 그런 정도가 아닙니다. 나무 가지가 약간 휘어지고 잎사귀가 조금 떨어진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나무가 뿌리째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 미래는 없습니다. 지난 반세기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신화는 중단될 것입니다. 풍요롭고 품격 있는 선진국으로의 도약은 한갓 백일몽이 되고 말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습니다. 나라의 기초를 바로 세우고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의 현대사에 자부심을 되찾고 국민의 힘을 다시 한 번 모아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기강을 바로잡고 사회의 신뢰와 품격을 회복해야 합니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는 국가비전을 바탕으로 다시 뛰어야 합니다.
지금 이 중차대한 시기에 누가 우리 앞에 닥친 엄청난 시대적 과제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지도자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힘을 결집하여 잃어버린 10년을 끝내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룩할 수 있겠습니까.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리더십은 과연 어떤 리더십입니까.
정말 정직하고 깨끗한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법과 원칙을 지키고 사심을 버리고 헌신하고 희생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진 지도자만이 지난 10년의 잘못을 바로 잡고 나라를 살릴 수 있습니다. 국가백년대계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만이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하고 부도덕하고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된다면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온갖 탈법과 편법을 서슴지 않는 사람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외환위기가 터져 온 국민이 나라 살리겠다고 장롱 속 돌 반지까지 꺼내들고 거리에 나섰을 때, 나라야 어떻게 되든 국제금융사기꾼과 손잡고 사리사욕만 챙기려 했던 사람은 결코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없습니다. 분명한 철학도 신념도 없이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인기에만 영합하는 자세로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결코 구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불안하고 경박한 후보를 뽑아 지난 5년 이 나라가 얼마나 시끄러웠습니까.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 때문에 우리 국민이 얼마나 고통 받았습니까. 또 흠투성이, 의혹 덩어리 후보를 뽑아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더 감당하겠습니까. 부도덕하고 부패한 후보에 속아 다시 한 번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됩니다.
우리는 이번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능한 세력으로부터 부패한 세력으로 정권교체는 안됩니다. 거꾸로 갔던 지난 10년을 끝내고 앞으로 가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나라를 살리는 정권교체이어야 합니다. 개인의 존엄, 선택의 자유, 기회의 균등, 법치와 신뢰의 핵심가치를 바로 세우는 제대로 된 정권교체가 되어야 합니다. 또 한 번 국민을 속이고 절망시키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국민을 통합하고 꿈과 희망을 되찾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합니다. 저 이회창이 바로 이런 정권교체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선거의 핵심은 비전과 정책의 대결입니다. 그런데도 이번 대선은 한 후보가 연루된 형사사건으로 인해 비전과 정책이 완전히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국민께 송구스럽고 자라나는 아이들 보기도 부끄럽습니다. 심지어 검찰수사 발표 후에도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검찰의 발표를 믿지 않습니다. 이러다가는 대선 당일까지도 의혹공방으로 지새우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요구합니다. 검찰수사에도 불구하고 남는 의혹은 특검을 통해 나중에 철저히 규명하더라도, 일단은 사건의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계속되는 의혹에 대해 국민께 진솔히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용서를 구할 것이 있다면 구해야 합니다. 이것은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한 장본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합니다. 당사자가 의혹에 대해 입장을 솔직히 밝히면, 후보들은 모든 공방을 중단하고 남은 기간만이라도 정책대결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 모든 의혹들을 적당히 덮어둔 채 선거가 치러진다면 이 문제로 나라는 두고두고 시끄럽고 혼란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선택이 나라의 운명을 바꿉니다.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살릴 사람이 누구인지 심사숙고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이제 선택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무능하고 오만한 국정파탄세력의 재집권을 막아야 합니다. 부도덕하고 부패한 기득권, 특권세력의 득세도 저지해야 합니다. 정말 국민을 섬기고 서민을 보호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합니다.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할 반듯한 나라를 만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이런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집권하면 한나라당을 포함, 나라 살리기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기호 12번 이회창에게 꼭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 앞으로 남은 12일 모든 힘을 다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나라를 살릴 저의 비전을 국민께 호소하고 약속할 것입니다. 제 앞에 바람은 거세고 물결은 높지만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구했던 충무공의 12척의 배처럼 반드시 대한민국을 살리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 이회창과 함께 구국의 대장정에 나서 12월의 기적을 이루어냅시다.감사합니다.
무소속 대통령후보이회창 [출처: http://조갑제.com/]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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