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문화권력 비판 4

-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④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해도 해도 너무한다.’ 노무현 정권의 코드인사가 쓰나미처럼 문화계를 휩쓸 무렵, 코드권 바깥의 문화인들은 도대체 이처럼 무리한 인사의 끝이 어디일지를 알지 못했다.

문예진흥원이 문화예술위원회로 확대 개편된 후, 문화관광부는 문화예술위원회 제2대 위원장에 김정헌 문화연대 상임공동대표를 임명했다. 김정헌 신임위원장은 민중미술 1세대로 불리는 인물로서, 공주대 교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이사, 전국민족미술연합(민미협) 공동의장을 지낸 경력이 이력서에 나와 있는 가장 중요한 경력이다.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다른 좌파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창작보다는 정치활동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김 위원장은 좌파 비평가들 사이에서 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로 꼽힌다. 그의 개인전에는 한국전쟁, 4.19혁명, 6월 항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소재가 된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문화연대 상임대표 시절 한미 FTA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등 반(反) 자유민주주의, 반(反)시장경제적인 활동을 보여 왔다. 2003년 9월에는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 주체 형성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1000인 선언’ 발표에 참여해, “시민사회야말로 부패와 지역주의에 물든 한국 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주체”라며 적극적 정치참여를 선언 했고, 2004년 12월에는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위한 문화예술계 단식선언’에 참가하여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

위원장 취임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대사회적으로 계속 설득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큰 담론과 비전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한 발언도 문제였다. ‘정치적 식견이 낮아 좌파 이념에 동조하지 않는 무지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예술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가르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이 ‘좌파 예술가’임을 공공연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문화계 인사들은 문화예술위원회가 예술가들의 정치적 성향을 분류하고 그에 따라 편향적 지원을 노골화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론 예측을 하기도 했다.

김정헌 원장의 취임은 처음부터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인사였다. 그는 1기 예술위 위원으로서, 위원들 간의 내분에 도의적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오죽하면 문화예술위 노조 에서 ‘내분의 책임 당사자인 김정헌 위원장의 취임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 성명을 냈겠는가. 임용과정에도 문제가 많았다. 김정헌 위원장은 2007년 9월 임용심사에서 ‘1등에 훨씬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2등 후보였다. 문화관광부는 ‘추천위에서 명단이 올라올 당시 후보자들의 순위를 적시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하였지만, 추천위원회에서 순위를 적시하지 않고 후보자를 추천한 경우는 모든 정부 기관 인사 가운데 이 건이 유일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문화계에서는 ‘김정헌 위원장의 취임’은 ‘청와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임기 말 코드인사는 문화계라고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문화예술위원회는 2005년 민간 중심의 문화예술단체를 만들자는 취지하에 의욕적으로 출범한 단체이다. 한 해 사용 기금액이 1,100억을 넘는 막강한 기구다. 하지만, ‘문화계 인사들에 의한 문화계 지원’을 명분으로 출범한 문화예술위원회의 성적표는 한없이 초라하다. ‘정부산하 연기금 운용기관 경영평가’에서 2005, 2006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1기 상임위원장이 ‘원월드 뮤직페스티벌’을 둘러싼 위원 간의 갈등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도 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각 단체의 장들이 대부분의 위원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위원들이 속한 단체에 기금이 편중적으로 지원되어 왔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무능과 독선의 폐해가 문화계 전반을 오염시켰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김정헌 체제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른바 ‘노무현 정권 위원회정치’의 문화계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김은현 기자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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