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권양숙 전 대통령 부부에게 드리는 두 번째 공개(公開)편지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하십시오’
안녕하신지요.
‘노무현 장인 권오석(權五晳)에 의해 학살당한 양민 유족회’ 대표 변재환(卞在奐)입니다.
귀하께서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2002년 봄에 첫 공개편지를 드렸으니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근래 소위 ‘박연차 게이트’가 연일 언론의 머리기사로 보도되는 것을 목도(目睹)하면서 두 분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저로서는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분(鬱憤)을 말하지 않고는 식음(食飮)을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사(世上事) 뜻대로 되지 않아 모든 것을 내던지고 칩거(蟄居)하고 있는 저는 이번 일도 그냥 넘기기로 작정했다가 계속되는 거짓말, 부도덕성, 비양심(非良心), 몰염치(沒廉恥)를 보고서 저 개인의 안일(安逸)을 희생하고 우리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또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했던 ‘과거 청산’을 위해서, 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정치에 미숙했던 제가 대통령까지 된 귀하에게 덤벼 직장을 잃은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고 이번에도 현란한 그 언변에 또 당할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두 분에게 깨우쳐 줄 것은 깨우쳐 주어야겠고 우리 국민에게 알릴 것은 알려야겠습니다.
귀하들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변론(辯論)을 준비하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바쁘실 것이니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귀하가 변명한 대로, 만약에 부인인 권양숙여사가 박연차씨로부터 100만 불과 3억 원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면 권양숙여사와 이혼하십시오. 더욱이 권양숙여사가 약 13억 원에 해당하는 거액을 어디다 썼는지 그 사용처(使用處)조차 모르신다면 지금 당장 이혼하십시오. 남편의 고정 수입으로 살아가는 가정의 부인이 13억 원이라는 거금(巨金)을 쓰는데 남편이 그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몰랐다면 부부로서의 기본이 파괴되어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TV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부인의 불륜(不倫)과 그 불륜이 미끼가 되어 남편 몰래 거액을 갈취당하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만약 돈을 받은 사실은 몰랐으나 어디다 쓴 것을 알고 계신다면 이혼은 하지 마시고 두 분이 금실(琴瑟) 좋게 지내시되 국민에게 사죄하고 두 분 다 감옥에 가십시오. 귀하의 변명과 달리, 박연차씨가 진술했다는 대로 귀하의 요청 또는 협박 때문에 100만 불을 청와대에 갖다 준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사나이답게 국민에게 진실을 말하고 40년 살을 붙이고 살아온 남편답게 부인은 집에 편안히 쉬게 하고 혼자 감옥에 가십시오.
아무리 무지막지(無知莫知)한 인간이라 하더라도 다정하게 잘 살고 있는 부부에게 이혼하라는 말은 못할 것입니다. 상식에 크게 벗어나지 않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제가 남의 부부에게 이혼하라는 과격(過激)한 말을 하는 것은 특별한 연유(緣由)가 있기 때문입니다.
2002년 이른 봄이었지요. 16대 대통령 민주당 후보 경선이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같은 당 경선후보였던 이인제(李仁濟)씨 측에서 귀하의 장인 권오석씨의 좌익(左翼) 이력(履歷)을 물고 늘어지자 귀하는 얼토당토않게 ‘그러면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하란 말이냐’고 외쳐 국면(局面)을 뒤집고 더 많은 지지를 끌어낸 적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장인(丈人) 이력을 문제 삼는 것과 그 부부의 혼인관계는 별개의 사안임은 필부필부(匹夫匹婦)라도 알고 있었고 아무도 이혼을 권유하거나 간접적으로 이혼 압박을 가한 적도 없었습니다. 판사, 변호사, 국회의원, 장관까지 지냈던 귀하가 그런 비논리적 언변으로 판세를 역전(逆轉)시키는 것을 보고 귀하의 재치(才致)와 순발력(瞬發力)에 놀랐고 또 그 말에 현혹(眩惑)되어 열화(熱火)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민주당원들에 크게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남의 혼인관계에 개입하는 것도 겸연쩍은 일이고 귀하 부부의 뇌물수수 혐의와 귀하 부부의 이혼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엉뚱하게 ‘이혼하라’고 말한 것은 귀하가 7년 전에 던진 반문(反問)에 대한 대답이고 귀하가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귀하의 말투대로 말한 것이니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귀하와 2대(二代)에 걸쳐 이어온 악연(惡緣)에도 불구하고 귀하가 대통령직을 물러난 후 부인과 함께 고향 봉하마을로 귀향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흐뭇했습니다. 미국 생활을 오래하면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대부분 퇴임 후 고향에 내려가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한다든가 도서관 또는 기념관을 만들고 강연을 하거나 자서전 내지 비망록을 작성하면서 조용히 지내는 모습을 보아왔기에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대통령이 한 명도 없나 하고 아쉬워하던 차에 귀하 부부께서 그 모범을 보여 흐뭇했다는 것입니다. 촌놈인 제가 전직 대통령이 밀짚모자를 쓰고 시궁창에서 환경 미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TV를 통해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고 대통령직에 있을 때 이룬 공적과 저지른 과실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든 퇴임 후 행동은 정말 아름답고 모범적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서민인 척하는 저것도 사기다, 무슨 돈으로 호화판 저택을 짓느냐, 모두가 뇌물로 지었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 앞에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옹호했고 ‘노무현을 감정적으로 욕하고 싶은 사람은 나 이상 갈 사람이 없겠지만 퇴임 후 모습은 매우 훌륭하다’고 변호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차 이번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대통령의 뇌물수수’이지만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능력이 없습니다. 15년 전쯤에 두 전직 대통령이 각각 수천억 대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을 기억하고 있고 또 모 전직 대통령은 수조(數兆) 원 대의 돈을 챙겼다는 유언비어(流言蜚語)를 들어온 터라 권력자의 뇌물수수에 둔감해져 그런지 몰라도 지금까지 밝혀진 귀하의 뇌물액수는 상대적으로 적게 보여 우리 정치 현실에서 있을 수도 있는 일쯤으로 간주하고 덮고 넘어갈 법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소행(所行)은 밉지만 그래도 우리의 대통령이었는데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전체를 싸잡아 멸시할까봐 사건이 빨리 마무리되어 묻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군사독재 시절과는 상황이 다르고 귀하 스스로 누구 못지않게 도덕성을 강조했기에 ‘대통령 뇌물수수’에 대해서 과거와는 다른 잣대로 귀하들을 처단(處斷)해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도 정권이 바뀐 상황이니 납득할 만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보자는 심정이었습니다.
본질적인 측면은 이렇다 하더라도 저를 비롯한 많은 국민의 분노를 확대재생산(擴大再生産)한 것은 귀하의 ‘입’과 권여사의 태도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도록 촉발한 것도 귀하의 글과 권여사의 언동입니다. 묵묵히 지내려고 결심했다가 마음을 바꾸어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귀하들의 입 때문이란 말입니다. 자성(自省)하면서 조용히 검찰 수사에 임했다면 적어도 저는 가만히 있었을 것입니다. 7년 전에 제가 직접 관련되어 목격(目擊)했던 ‘거짓’ ‘위선(僞善)’ ‘오만(傲慢)’ ‘경거망동(輕擧妄動)’을 다시 보니 엘러지 반응이 일어나 이 글을 쓰는 몸살을 앓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하는 행동이 7년 전과 이렇게 같을 수가 있습니까?
그래도 7년 전에는 ‘정치’라는 심리적인 방패막이가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개인적으로 당했을 때는 물론이고,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입’ 때문에 ‘좋은 학교 나오고 잘 나가는’ 한 엘리트를 자살로 몰고 가고서도 자성(自省)하지 않았고 수많은 거짓말과 ‘깽판’ ‘재미 좀 봤다’ 등의 비속어(卑俗語)로 대통령직의 품위를 떨어뜨렸을 때에도 귀하의 말투를 ‘정치’ ‘정치가’ ‘한국 정치 현실’이란 이름으로 이해하려 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이제 거짓말을 안 해도 살만한 위치에, 나이에 있지 않습니까? 저로서는 귀하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지만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더 이상의 정치적 야망(野望)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래서 정치를 초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왜 또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까? 더 큰 목적을 위해서는 사소한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변명하시겠습니까? 이제 와서 정치를 하다보면 거짓말도 필요하다고 하시겠습니까?
제가 울분을 참지 못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우선 제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저도 박연차씨 돈을 받을 뻔했습니다. 귀하께서 대통령에 당선되어 취임한 한참 후 박연차씨가 저에게도 돈을 주려 했습니다. ‘노무현 장인 양민학살 사건의 진실’이라는 비디오를 제작하여 배포하기 전의 일입니다. 100만 불을 청와대에 직접 들고 갔다는 그 사람, 신문에 ‘박연차 검사’ 다음으로 ‘xxx 검사’라고 하는 박연차씨의 그 하수인이 저에게 찾아와서 돈으로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영부인의 체면(體面)이 걸린 문제이니 비디오를 폐기하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100억 원 달라고 했습니다. 100억 원이면 제 양심과 인격을 팔겠다고 했습니다. 입을 짝 벌리면서 물러섰습니다. 또 찾아와서 깎자고 해서 반 정도로 깎아 주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또 찾아와서 10억 원 주겠다고 했으나 그때는 제가 거절했습니다. 그 후 들려온 말에 의하면 ‘돈을 주어도 돈을 받았다고 폭로할까봐서 못 주었다’고 말했답니다. 그 때 당시 저는 박연차의 존재를 몰랐는데 그 후 인터넷에 들어가 알아보니 돈은 꽤 있어 보이지만 마약사범(痲藥事犯) 전력(前歷)이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을 받지 않으려 했던 것이 잘 했다 싶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알고 보니 100억 원도 줄 수 있는 사람이라 만약 그때 제가 돈을 조금이라도 받았다면 저는 지금 분명히 감옥에 갔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모골(毛骨)이 송연(悚然)해집니다. 돈에 쪼들려 집사람한테 시달릴 때나 ‘대한민국에서 박연차 돈 못 받은 놈은 병신’이란 유행어를 들을 때면 그 돈 생각이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병신’에 속한 게 속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박연차씨의 돈을 받지 않았다고 도덕군자연(道德君子然)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를 훈도(薰陶)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뇌물을 안 받기도 어렵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귀하의 경우는 많이 다릅니다. ‘연예인과 마약 먹고 섹스한’ 사람의 뇌물을 받으면서 왜 그렇게 깨끗한 척하였습니까? 또 몰랐다고 할 겁니까? 인터넷 정치로 성공했고 지금도 인터넷으로 이번 사건을 호도(糊塗)하고 있는 귀하이니 지금이라도 포털 사이트에 ‘박연차’를 찍어 넣어보십시오. 다 나옵니다. 하필 왜 그런 사람하고 놀아났습니까?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잘못 갔다고 나무라고 싶지도 않습니다. 회색 벽에 검은 종이를 붙이면 그렇게 검게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실제로는 까마귀하고 놀아나면서 겉으로는 백로처럼 행세했다는 것입니다. 양심과 도덕을 강조하던 목사나 교육자가 비리(非理)를 저지르면 사람들은 더 욕을 합니다. 약점이 있으면 말이라도 부드럽게 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켕기는 데가 있는데도 그렇게 당당하게 도덕성을 강조하고 자기는 깨끗하다고 했습니까? 그 깨끗함이 배경이 되니까 귀하의 검고 음험(陰險)한 모습이 더욱 부각되어 많은 국민과 저를 더욱 분노케 한 것입니다.
2002년 봄 제가 쓴 공개편지에서 제가 무엇을 요구했습니까?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 제 요구의 요체였습니다. ‘우리 장인이 그러했다, 그래서 사위인 내가 어쩌란 말인가’하고 대답했어도 제가 시비할 근거가 없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런데 일언반구(一言半句)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미 귀하 스스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歪曲)하고, 하수인을 시켜 허위날조하고, 권여사는 자기는 모른다는 답변만 계속 되풀이 한 상태였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짓도 똑같습니다. 지금 귀하는 인터넷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권여사는 귀하가 시키는 대로 자기가 돈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사용처에 대해서는 묵비권(黙秘權)을 행사하고, 부하들은 각본대로 귀하를 비호(庇護)하고 있습니다.
권여사님, 자기가 돈을 받았다면서 그 사용처를 대답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대통령이 빚 갚는데 썼다는 말이 거짓말이기 때문 아닙니까? 빚 갚는데 썼다면 누구 누구에게 빚이 얼마만큼씩 있어서 얼마만큼씩 갚았다고 대답하면 되지 않습니까? 왜 달러로 받았죠? 대통령 되고 난 뒤 미국 처음 가봤다는 사람이 외국 사람에게 빚을 졌나요? 이런 물음에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많은 국민들이 박연차씨의 말을 더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받기도 노대통령이 받았고 쓰기도 빚 갚은데 쓰질 않고 미국 사는 아들에게 주었다고 단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실을 고백하면 쉬울 일을 거짓으로 무마(撫摩)하려니까 거짓이 거짓을 낳고 거짓말이 바닥나니까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00만 불 사용처에 대해 대답하지 않는 권여사의 배짱과 뻔뻔스런 모습이 7년 전 권여사의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권여사는 권여사가 25살 되든 해에 감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무슨 죄로 감옥에 가셨는지 모른다고 잡아떼었지요. 권여사가 4살 때인 6.25 당시에 아버지가 죄를 저지른 것이어서 직접 목격한 것을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20년간 옥바라지한 어머니와 같이 살면서 자신도 감옥으로 면회 갔음이 빤한데도 ‘아버지 일’은 모른다고 일관(一貫)하지 않았습니까? ‘모르쇠’를 전매특허(專賣特許)라도 냈습니까? 하기야, 이번 일에서는 자기가 직접 한 일인데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있으니 ‘아버지 일’을 모른다고 한 것은 약과(藥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여사님, 아버님 권오석씨의 묘소를 그렇게 거창하게 새로 단장할 때 그 아버지에 의해 학살당한 열한 분의 양민(良民)과 그 유족들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까? 왜 경찰이 아버님 묘소를 지키게 했죠? 켕기는 게 있기는 있었던 모양이죠. 제가 남의 무덤을 훼손할 정도의 사람으로 보였습니까? 권오석씨 묘소 앞에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놓고 경찰이 경비하는 것을 보고 저 인격이 모욕당하는 것 같았습니다. 박연차씨로부터 받은 100만 불을 사랑하는 아들 노건호씨에게 건네줄 때 그 외할아버지에 의해 아버지가 학살당하고 생계에 허덕이는 유족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까? 귀하의 아버지에게 희생된 바로 그 양민의 묘소가 단돈 백만 원이 없어서 화장되지 못하고 잡초에 덮여 있다는 저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한 마디 위로의 말이라도 전하고 싶지 않았습니까? 인간이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제가 권여사를 어떤 사람으로 보면 되겠습니까?
이번에도 귀하는 잔재주를 써서 재판에서 이기면 7년 전처럼 경거망동(輕擧妄動)할 것입니까? 귀하가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되고 난 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장인의 묘소였지요. 그것도 위풍당당(威風堂堂)하게 요란(搖亂)을 떨면서 많은 지지자와 기자들을 데리고 정치 이벤트 삼아 장인 묘소를 참배(參拜)했지요. ‘출세했으면 자기 선산(先山)을 먼저 찾아야지 장인 묘소를 먼저 찾는 사람 처음 봤다’는 여론은 알고 계시는지요. 그 장인이 보통 장인입니까? 양민 열한 분을 학살한 장본인(張本人) 아닙니까? 아무리 장인의 좌익(左翼) 활동 덕분에 대통령후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장인에 의해 학살된 양민(良民)들의 무덤이 바로 근처에 있다는 것과 그 유족들이 근처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안중(眼中)에 없던가요. 7년 전 이런 귀하의 행동을 상기(想起)하면 이번에도 여론이 잠잠해지면 ‘여론은 잠깐이고 돈은 영원하다’며 회심(會心)의 미소를 머금을 귀하의 가증(可憎)스러운 얼굴을 상상하게 됩니다. 귀하가 국회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명패를 던졌듯이, 귀하가 눈앞에 있다면 x바가지를 덮어씌우고 싶습니다.
귀하는 진보를 표방(標榜)하여 정권을 잡았지만 제 판단으로 귀하는 진정한 진보도 좌익도 아닙니다. 미국 가서 경제학 공부를 하면서 평등, 박애를 강조하는 좌파 경제학자들을 접해보니 그들의 사상도 고상해보였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말과 행동, 인격마저도 고상해 보였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보다 더 이상적인,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이상향(理想鄕)을 누군들 반대하겠습니까? 그런 이상향에 접근하는 방법에서 좌(左)와 우(右)가 갈린다는 사실과 우파 경제학자들의 진부한 이론과 퉁명스러움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한참 걸렸습니다. 이런 제 경험에 비추어 귀하를 판단하면 귀하는 무슨 진보(進步) 사상(思想)이나 무슨 주의(主義)를 가진 사람도 아니고 오로지 순간적인 인기에 영합(迎合)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챙긴 정치꾼, 사기꾼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인 것도 아니고 상황논리(狀況論理)를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순순히 개인의 양심이 문제가 되는 개인적인 비리입니다. 따라서 법률적인 것 외에 사회적인 문제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 해결됩니다. 과거에 저지른 범죄를 돌이킬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양심에 따라 진실하게 행동하면 죄가 감해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박연차씨로부터 어떻게 어떻게 돈을 받았다, 응당한 처벌을 받겠다’는 진실 고백 한마디로 귀하의 양심상의 죄는 반감(半減)될 것이고 국민의 용서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 한마디만 하시면 저는 남자답다고 칭찬하겠습니다. 그동안 대통령까지 되도록 지지한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 도리(道理)를 하는 길도 이 길입니다. 판사와 변호사를 하면서 습득한 법률 기술과 대통령까지 하면서 연습한 정치 술수로 또 국민을 속이면서 법망(法網)을 피하려는 귀하 부부의 모습이 지극히 파렴치(破廉恥)하게 보입니다. 2002년에는 ‘사랑하는 아내’를 감싸 안음으로써 아내 덕분에, 더 정확히는 장인의 좌익 활동 덕분에, 대통령이 되더니 이번에는 아내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본인만 ‘재미 보려고’ 합니까?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선거에서 표를 얻고자할 때는 아내와의 애틋한 사랑을 표시했고 이제 ‘별 볼일 없으니까’ 아내를 감방에 보내고 혼자 호의호식(好衣好食)하려는 수작(酬酌)으로 보입니다.
악마(惡魔)의 가장 뚜렷한 속성(屬性)은 양심에 입각(立脚)한 죄의식(罪意識)이 없어서 악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 뻔뻔스럽게 자신의 무오류(無誤謬)를 주장하며 악(惡)을 선(善)으로 위장하여 마치 선지자(先知者)처럼 민중을 선동하여 결국 파국(破局)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설파(說破)한 사람이 있습니다. 귀하들은 이 말을 듣고 양심에 찔리는 데가 없습니까?
노무현 대통령님, 그리고 권양숙 여사님, 이번에 마지막으로 두 분의 ‘인간 도리’를 기대해봅니다. 아니,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기대해봅니다.
2009년 4월
노무현 장인 권오석에 의해 학살당한 양민유족회 대표 변재환 : http://www.chogab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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