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칼럼]
암호화폐는 대체 무엇인가?
암호화폐를 두고 투기니, 거품이니, 도박이니 말이 많다.
맞다 암호화폐는 투기이고 도박이며 투자이다.
또한, 금이자 주식이자 4차산업혁명을 촉진할 신기술이며,
화폐이자 복권이며,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자 구원이며,
대박 신화이자 개미지옥이며, 조개껍데기이자 조약돌이다.
즉, ‘암호화폐는 이것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암호화폐를 단편적으로 일반화하고자 시도하는 건 본질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암호화폐에는 기존가치의 많은 속성이 조금씩 담겨 있는 거대한 물결과 같다.
1. 투기 -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투기성이 짙다. 투기와 투자는 둘 다 노동가치 없이 시세차익으로 불로소득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업 성장 등의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면 투자, 제로섬 안에서 가치 이동만이 이루어지며 사회적 역량이 소모되기만 하면 투기다. 내가 보기엔 전혀 전망 없는 개잡코인이 하루에 수백 퍼센트씩 등락을 반복하며 수많은 사람이 돈을 잃고 따는 과정에서 아무런 가치창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기와 도박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2. 금 - 암호화폐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기능을 한다. 아직 등락 폭이 크다는 점에서 완전한 안전자산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하루아침에 암호화폐시장이 물거품이 될 확률은 극히 낮다. 암호화폐시장 전체를 두고 볼 때 백번 양보해도 '원화'보다는 붕괴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자산가들이 지금까지 주식, 현금, 예금, 금, 채권, 부동산 등으로 자산을 분산해서 리스크를 줄여두고 있는데 시세차익 목적 외에도 자산보존목적으로 우량코인에 한정하여 자산 일부를 투자해놓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금의 기능을 분명히 하고 있다.
3. 돈 - 암호화폐는 교환가치로 이미 쓰이기 시작했다. 짐바브웨를 비롯한 후진국에서는 아무리 시세가 등락해도 자국 화폐보다 신뢰가 높은 곳도 있으며, 환전 없이 해외로 자본을 이동할 때 기존의 가장 쉬운 수단이 페이팔 정도였는데, 암호화폐는 이보다도 훨씬 간단하다.
가끔 암호화폐 관련하여 그 자체고 아무런 기능도, 가치도 없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에 돈을 투자한다며 투자자들을 조롱하는 의견이 많던데, 사회적 약속이 이루어져 교환가치로 쓰이기 시작하면 그 순간 그 자체로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조개껍데기, 조약돌도 아무런 가치 없지만 교환의 수단이 되면 그 자체로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과거로 갈 것도 없다. 당장 우리가 쓰는 지폐도 그 자체로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 그것의 교환가치를 사회구성원이 신뢰하고 사용하기 시작하면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4. 주식 - 네 가지 가치 중에서 현재 주식과 거래 형태가 가장 비슷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 것이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고, 이 과정에서 투기성도 있지만 분명 투자성도 있다. 주식은 기업 성장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기에 투기가 아니라 투자이고, 물론 그 안에서 단타를 친다든지 하는 투기성이 공존한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암호화폐를 믿고, 암호화폐가 쓰이기 시작하면 그 자체로 현재의 화폐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블록체인 기반의 미래형 화폐가 힘을 얻고 널리 쓰이며 인류를 더욱 윤택하고 번영하게 할 것이다. 이 안에서 투기성이 공존하지만, 장기적 거시적 관점에서 투자가 맞다.
5. 그렇다면 암호화폐는 버블인가? 버블이 아니라면 얼마까지 오를까? 하는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코인 시총이 800조라고 한다. 언뜻 듣기에는 큰 금액이다. 여기서 더 늘어날 수 있을까.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 전 세계의 도박, 토토, 복권 등의 투기도박 시장은 연간 600조이다. 여기의 일부를 대체한다.
- 전 세계의 금 시총은 7.7 trillion dollar 즉 8,000조 원 정도 된다. 여기 일부를 대체한다.
- 전 세계의 현금(currency) 총액은 7.6trillion dollar 7,900조 원 정도 된다. 여기의 일부를 대체한다.
- 전 세계의 m1, m2 통화량, 현금 말고 통장에 숫자로 표시되는 예금, 적금을 비롯한 광의통 까지 포함하면 9경 원 정도 된다 (유동성 높은 협의통화는 3경 7천). 여기의 일부를 대체한다.
- 전 세계의 보험, 주식, 채권 등의 일부를 대체한다. 주식 총액이 7경 정도 된다. 여기의 일부를 대체한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얼마를 대체할지는 모르겠으나 10년 안에 보수적으로 봐서 시총 2~3,000조, 많게는 경 단위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물론 위에 언급한 모든 가치의 총량 또한 연 2~3%씩 성장한다는 전제도 잊으면 안 된다.
6. 현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평가 - 김대중 정부 시절 이메일을 금지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본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척화비부터 세우고 보는 씹선비 근성이 어디 가겠는가.
다만 조선본능이 나와서 새로운 선진문물이 싫어서 거부하는 것인지, 오히려 너무나 잘 이해하고 비자금 조성 및 대북송금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몇 가지 절묘한 타이밍이나 의심 가는 부분들이 있으나, 뇌피셜이므로 말을 아끼자.
마지막으로 이들이 하는 행동의 원인이 무지냐, 악의냐에 대한 고민은 5년을 했지만, 아직도 답을 못 내리겠다. 적당히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
글 : 김동근/ 대한민국 청년대학생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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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1. www.No1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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