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협박
김대중이가 국민들을 향해 협박을 했다. 그는 22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좌파 문화예술인들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번 대선에서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면서 그 이전 50년으로 되돌리려는 정권이 나오느냐는 우리 민족의 장래와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고, 잘못하면 전쟁의 길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세력과 중도적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이 7~8할이며, 아직 우리의 기반은 살아 있다”면서 “우리가 위축되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기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지고 있는데 어떻게 승리가 있겠는가”라며, 범여권의 분발을 독려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자신이 정력적으로 추구해온 햇볕정책이 뒤집어지고,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자’로 낙인이 찍힌 채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살아가야 하는(그날이 머지 않았다) 김대중의 불안과 초조가 그대로 녹아 있는 발언이다.
그런데 보수세력의 집권을 과거로의 회귀로 규정하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김대중의 협박은 어쩐지 낯설지 않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북한이 지난 그동안 줄기차게 해 온 얘기와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북한, “한나라당 집권하면 핵전쟁 난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조국통일을 바라는 남조선의 각계각층 인민들은 반보수대연합을 실현하여 올해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매국적인 친미반동보수세력을 결정적으로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 있게 벌여 나가야 한다”고 선동했다. 이어 북한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협박을 줄기차게 되풀이했다.
● "한나라당의 재집권 책동은 결코 남조선 내부문제로만 될 수 없고 나라의 평화와 통일, 민족의 사활과 관련된 문제...한나라당과 같은 반동보수세력이 집권하게 되면 우리 민족이 핵전쟁의 참화를 입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1월4일 조평통)
● "한나라당의 재집권 책동이 북남관계를 대결국면으로 돌려세우고 이 땅에 전쟁의 참화를 몰아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일진대 그것이 어떻게 남조선 내부문제로만 되겠는가...남조선 인민들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북남관계가 파탄되고 핵전쟁의 재난밖에 차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 (1월17일 노동신문)
● “(한나라당은) 우리의 핵실험에 대해 '안보불안 조성'이니 '도발적인 행위'니 하며 전쟁불사론까지 제창했다...북남 대결과 전쟁은 한나라당의 생리”( 1월21일 노동신문)
● “친미-전쟁-보수세력을 매장하지 않고서는 남조선 인민들이 한시도 발편잠(편안한 잠)을 잘 수 없다” (3월1일 노동신문)
● “정치협잡꾼인 이명박이 권력을 차지한다면 북남관계가 파탄되고 이 땅에 전쟁의 불구름이 밀려올 것은 뻔하다.” (5월29일 민주조선)
●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다시금 북남대결시대가 재현되고 전쟁의 재난이 또다시 겨레의 머리 위에 들씌워지리라는 것은 불보듯 명백하다...한나라당의 집권기도를 짓부쳐버리는 투쟁은 곧 반전평화를 위한 투쟁이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자주통일을 위한 투쟁” (8월25일 노동신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선명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출마를 선언하자 북한은 이 전 총재에게도 유사한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의 대남혁명전위기구인 반제민전은 19일 “이회창으로 말하면 사대매국행위와 반통일전쟁책동, 부정부패와 사기협잡행위로 악명을 떨쳐온 정치간생배”라며 “각계 민중은 조성된 사태의 위험성을 똑바로 보고 이회창과 같은 ‘역사의 오물’을 철저히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가열 차게 벌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전쟁'협박에 맞장구 치는좌파들
한나라당을 전쟁세력으로 모는 것은 북한뿐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에 박자를 맞추는 자들이 있다. 열우당, 민노당, 그리고 소위 국내 진보세력이라는 자들이다. 장영달 열우당 원내대표는 금년 3월7일 “일단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FTA 말고는 다 바꾼다고 하는데, 그러면 남북전쟁까지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전 열우당 의장은 작년 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전쟁 세력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부 의원이 국지전 불사를 얘기했고, 지도부가 교정하지 않았다. 경향적으로 호전적인 경향을 드러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열우당은 작년 10월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후에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입으로만 비판하면서, 오히려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국지전을 인내하고서라도 국제사회와 일치된 대북 제재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 벌떼같이 공격했다.
● “북한에 우리가 똑 같이 맞대응하자는 것은 평화를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 한나라당은 지금이라도 전쟁과 무력대결 의지를 깨끗이 내던져 주기 바란다.” (김한길)
●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전쟁을 불사해서라도 북한에 보복하고 압박하자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우상호)
● “한나라당은 평화불감증, 전쟁불사론에 빠져든 것 같다.북핵 실험 이후 한나라당은 평화라는 말의 뜻을 전혀 모르는 정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기춘)
당시 민언련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치로서 한국의 PSI 전면 참여를 종용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극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성진 의원의 발언을 비난했다.
“한나라당 집권=전쟁”이라는 주장의 대열에는 민노당도 빠지지 않았다. 민노당의 노회찬은 지난 6월4일 민노당 대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전쟁불사 정당인 한나라당이 집권했다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닮은 꼴 협박, 우연인가, 필연인가?
여기서 다시 한번 22일 김대중의 발언을 상기해 보자. “(이번 대선에서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면서 그 이전 50년으로 되돌리려는 정권이 나오느냐는 우리 민족의 장래와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고, 잘못하면 전쟁의 길로 갈 수 있다”
북한의 주장과 어쩌면 그렇게 닮은 꼴인가?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란 자가 북한의 대변인이 된 것인가? 아니면 “이번 대선에서 좌파가 패배할 것”이라는 초조함에 최소한의 조심성조차 잊어버리고 북한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한 것인가? 그리고 열우당, 민노당, 민언련의 주장은 또 북한의 주장과 얼마나 흡사한가? 북한, 김대중, 열우당(지금의 대통합민주신당) 장영달, 민노당 노회찬, 민언련의 주장이 그토록 닮은 것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12월19일은 우리 국민들이 결단하는 날이 될 것이다, 남-북한 좌파들의 '전쟁'협박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맞서 싸워 이길 것인지.
[강철군화 프리존 논설가 : http://www.freezone.co.kr/]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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