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이 12일 "숭례문 화재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날 오전 까지도 해도 먼저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밝혔지만, 빗발치는 국민 비난 여론으로 결국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숭례문 화재로 인해 온 국민을 참담한 심정으로 몬 책임이 당연히 문화재청장에게 있다는 생각에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 청장은 “문화재청장을 사직한다고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도 수습을 방기할 뜻도 전혀 아니다”라며 “숭례문을 아름답게 복원하는 것은 죄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사명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3년6개월간 청장직을 수행하면서 때로는 물의를 빚고,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으나 열정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혁신적으로 문화재 행정을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한점 부끄러움이 없었다"며 "그러나 이제 청장 재직시절에 국보 1호를 소실시켰다는 불명예에, 어쩌면 죽은 후에도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안고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유 청장은 이어 “오늘 숭례문 복원을 위한 조치로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와 사적분과 합동회의를 소집해 바람직한 복원 방안을 논의했다"며 “일제강점기에 잘려진 양측 성곽을 살려내 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청장직을 물러나면서 이번 사건의 교훈을 사심 없이 말씀드린다”며 “숭례문의 1차 관리 책임기관을 서울시 중구청으로 규정한 현행 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재청은 반드시 권역별 지방청을 설립해 일관된 문화재 관리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렇게 하는 것만이 1만건이 넘는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관리돼 근본적으로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늘 사직서를 제출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숭례문 화재 전후를 해서 간 유럽 출장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형식은 문화재청 경비를 사용한 공적인 출장인데 내용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6급직원과 총장의 출장비는 1,400만 원, 하지만 출장비가 집행됐는데도 모 항공회사의 항공과 숙박지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홍효성 기자 gytjd9191@hanmail.net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8.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