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스승, 훈장의 산실”

-기획취재! 일하는 실버가 아름답다! -


서당훈장교육과 한문화운동으로 서울시 각 도서관에서 한자한문 강좌를 개설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한준(70) 원장(全漢俊: 한국서당훈장교육원, 한국한자한문능력개발원, 포훈회 회장)을 지난 8월 26일 10시 동대문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전국 훈장들의 연수모임인 포훈회에서 만나 인터뷰하였다.


- 포훈회(蒲訓會)는 무엇을 하는 모임입니까?

“전국에서 한자한문교육에 뜻을 가지고 서당훈장자격강좌를 이수한 분들로 현재까지 26기에 걸쳐 배출한 500여 명 중 88명의 회원이 발기하여 조직된 훈장들의 자체 연수모임입니다. 훈장으로서의 품위를 향상시키고 우리의 전통 한문화를 바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서당훈장교육에 나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서울숭신, 창신, 수색초등학교장을 역임했고 서울시 강서교육청 장학관을 지낸 교육자입니다. 평소 우리 언어문화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던 터에 교장 재임 시 어린이 운동선수들을 인솔하고 국외경기 차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외국에 와서 느낀 점은 우리 문화의 뿌리가 굳건해야 국제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 빛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고히 깨달았습니다. 그 후 한자한문교육과 전통 한문화를 가르치기에 노력해 왔습니다. 방과 후 학습과 방학기간에 한자한문교육과 전통 예절교육 등 배출한 교육인원은 2,00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년퇴임 후에는 정독도서관 훈장을 맡아 한자한문강좌와 효행과 예절교육을 지도하는 등 한문화 뿌리 찾기 운동을 위해 8년을 지내왔습니다. 앞으로는 전국각지에서 훈장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인재들을 중점 육성하기 위한 교육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포훈회 연수모임에서는 그 간의 경과보고, 회지배포와 연수와 토론, 한자한문의 국내외 동향과 전망, 그리고 레크리에이션 등으로 이어졌다.

동대문도서관에서 있은 포훈회 연수모임이 끝난 후에도 원기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전한준 원장을 밀착취재하기 위해 한국한자한문능력개발원(약칭: 한능원) 집무실까지 따라가 보았다.

한능원은 동대문도서관에서 도보로 5분도 채 안 되는 지척거리에 있었다. 전한준 한능원 원장이 손수 따라주는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한자한문교육의 산실임을 입증할 수 있는 집무실의 여러 가지 자료와 강의실 현장 등을 둘러볼 수 있었다. 강의실 가운데에는 황중자득(況中自得),세우점지(細雨漸漬), 회사후소(會事後素) 등의 족자들이 걸려 있어서 그 뜻을 물어보았다.


- 강의실 복판에 걸어놓은 족자들은 어떠한 뜻입니까?

“황중자득(況中自得)이란 상황에 솔선수범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갖추자는 훈장의 행실과 지시적 설득 보다 상황체험을 통한 자기체득이 효과적이라는 교육방법을 뜻하고, 세우점지(細雨漸漬)란 ‘가랑비에도 점점 물이 밴다’는 말로서 벼락치기 공부나 하루치기 시험학습방법 보다는 물이 점점 스며들어 베듯이 점진공부(漸進工夫)에 힘쓰라는 의미이며, 회사후소(會事後素)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에 한다’는 공자의 말씀으로 지식 쌓기보다도 먼저 덕을 닦으라는 가르침입니다.” 영원 스승, 영원한 훈장의 모습을 가르치는 얻음이 있었다.


문득 전한준 원장은 팔뚝을 걷어 올리고 쑥과 뜸을 뜨고 있어서 물어보았다.


- 어디 아프신 데가 있으십니까?

“아파서야 되겠습니까? 아픈 데가 있어서 뜸을 뜨는 것이 아니라 뜸 뜨는 시간이 돼서 뜸을 뜨고 있는 것입니다. 건강유지는 자신이 미리 알아서 해야지요.”

전한준 원장의 신장은 실버들의 표준형이랄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보통의 키였다. 날씬한 몸매에 속하지만, 연세보다 10년은 족히 젊어 보였다.


- 젊은이 못지않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건강상 애로를 느끼시거나 특별한 건강관리 비결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원래 학창시절부터 유도 축구 등 가리지 않고 스포츠라면 무척 좋아했습니다. 건강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의욕대로 일할 수 있고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건강 체질을 저에게 물려주신 조상님께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한준 원장과 악수할 때 느낀 것은 내미는 손이 우선 커 다소 별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꽉 힘주어 악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이 성큼 내미는 큰 손에서 온유한 촉감을 깊게 느낀다고나 할까. 손만 큰 편이 아니고 발도 크다. 신고 다니는 신이 어린이들의 신에 비하면 노인의 신은 항공모함이라고나 할까. 사실 손발이 큰 편이어서 유도 축구 등 운동할 때 유리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집안 내력을 알고 보니 장수가문으로 알려졌다.


불쑥 바지를 걷어 올리고 소탈하게 보여주시는 전한준 원장의 정강이는 근육 살이 굳게 뭉쳐 있었다. 다소 노인답지 않게 힘 주는 대로 알통이 뒤룩뒤룩 움직여서 기자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레졌고 전한준 원장이 웃는 바람에 함께 따라 웃었다.



전 원장은 “건강해야 합니다. 저는 등촌동 집에서 출근할 때, 청계천 주행코스를 먼저 일주하고 청계광장에서 팔굽혀펴기 100여 번 등 체조를 한 후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사무실에서 우선 땀으로 배여 있는 내복과 추리닝 등을 빨아서 창밖 빨랫줄에 널어 놓습니다. 옷부터 갈아입고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지요. 퇴근 시에는 햇볕에 말린 운동복들을 개서 집으로 갖고 갑니다. 다음 날 다시 입고 청계천을 뛰어야 하니까요.”

전한준 원장의 일상생활에서의 건강관리에 대한 각별함과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임을 알 수 있었다.


- 현재 하고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즐겁고 보람된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행복입니다.”


우리 문화를 알고 배우려는 모습들에서 우선 기쁨을 느끼고 교육 중에 한자와 고전을 통해 한문화의식을 갖고 세간의 흐름을 서로 의사를 소통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동질감, 인간애를 확인하고 나아가 동지애까지 느끼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서당훈장 한자한문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자격자들에게는 수료 기념으로 전한준 원장이 직접 1:1 사진촬영을 하고 앨범을 기수별로 손수 제작해 나누어 준다고 하였다. 자상한 성품과 정성을 흠뻑 느껴주는 일이었다.

“사회에서 구국적 애국심에서 훈장 역할을 열심히 하라고 추억의 기념품으로 사진첩을 편집해 기증하고 있습니다.”

전한준 원장은 서예, 고전문헌독해, 사진촬영, 그래픽, 작곡 등 두루 통달한 다재다능한 탤랜트형 훈장이었다. 자작곡만도 200여 곡이 되었다. 악상이 떠오를 때마다 자작해 기록해 두었다는 작곡파일을 보았을 때 음악성까지 고루 갖춘 다정다감한 교육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 원장께서 현재 활동 중인 교육내용과 공개 프로그램이 있다면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 전통문화를 잃지 않으면서 세계화에 우뚝 설 길은 한글과 병행하여 한자교육을 실시하고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전통고전을 알아서 지피지기(知彼知己)하여야 합니다.”



“한자한문교육운동을 핵심으로 인성교육인 효행운동, 전통 한문화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천자문(千字文) 사자성어(四字成語) 등 기본적인 한자교육부터 한국명문순례 한국전통문화탐방 고전연구 등의 한자교육과 인성교육의 기본이 되는 예절교육, 자녀의 가정교육 및 학부모 연수 그리고 효행운동을 펼쳐 효행상을 표창하고 있습니다.

한자성명쓰기운동, 명함에 한글 한자 영문을 같이 표기하여 사용하기 캠페인, 가훈(家訓)갖기 운동, 가훈 휘호 제공하기, 아호(雅號)갖기 운동, 명함에 아호 표기하여 사용하기(숭명운동:崇名運動), 한자바로쓰기 운동(한자성명, 자형 바로쓰기), ‘전통교훈 이야기’ 및 현직교사 비현직 ‘서당훈장양성 직무교육’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까운 공개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9월 2일부터 동대문도서관에서 4기 ‘서당훈장양성 무료교육’이 있으며, 9월 10일부터는 강서도서관에서 1기 ‘서당훈장양성 무료교육’이 시작됩니다. 각기 매주 해당 요일에 오전 오후로 1시간 30분 3시간씩 12주간 강좌가 진행됩니다. 모집은 60세 이상 어르신 우선으로 선착순 30명씩입니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이고 단, 교재비 2만원은 별도입니다. 교육내용은 한자지도사양성 과목 위주이며 우리 문화 바로알기 교양강좌, 그리고 주로 어르신들께서 참가하므로 수지침 침뜸 클리닉 등 건강관리 특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금번 강좌도 많이 참가하여 성황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촌시가 바뀌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는 이 때, 우리의 고유 전통문화를 굳건히 지키고 뿌리를 가꾸는 전한준 원장은 그의 아호, 청초(靑艸)가 말해주듯 푸른 희망과 의욕 그리고 건강함을 몸소 잃지 않으려는 이 시대에 영원한 스승, 영원한 훈장의 참모습을 던져주고 있었다.



실버넷뉴스 이상천 기자 house@silvernetnews.com


[실버넷뉴스
http://www.silvernetnews.com/ 20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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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훈회(蒲訓會) 창립총회 기념사진 (2009년 8월 19일)




전한준 포훈회 회장




수지침 특강



한능원(한국한자한문능력개발원) 재단 사옥



한능원 교육장 입구



황중자득(況中自得)


세우점지(細雨漸漬)



회사후소(繪事後素)




레크리에이션 특강



국가공인 한자능력자격검정 현수막


포훈회 회보



포훈회 훈장들의 토론 장면




훈장증과 효행증




정자관(程子冠)을 쓴 전한준 원장




전한준 원장이‘훈장양성교육 수료기념’으로 기증한수제품 사진첩




전한준 원장이 ‘훈장양성교육’ 수료자에게 작호(作號)한아호(雅號)가사진첩 기록에남아 있다

훈장양성 연수교재





사자소학 효행한문 암송문(전한준 작곡), 호천망극(전한준 작시작곡)



국자찬가(진태하 작사, 전한준 작곡)


강서도서관 ‘제1기 서당훈장자격 무료 강좌’ 대자보


Posted by no1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