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노태우 대통령께 아뢰옵니다"…
15년전 칼럼 네티즌 논란


신동아 1990년 1월호
‘대통령 탄핵’ ‘행정수도 이전 위헌판결’ 등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예민한 정치사안이 터질때마다 글을 써 주목을 받아온 도올 김용옥씨.
그가 이번에는 10년도 더 된, 1990년 신동아 1월호에 기고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 관한 칼럼때문에 인터넷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도올은 ‘노태우대통령께 아뢰옵니다’라는 장문의 이 칼럼에서 “6.29선언은 역사적 필연이자 노태우의 실존적 결단”이라고 높게 평가한 뒤 노 전 대통령에게 “개인의 의리보다는 역사의 의리를 쫒아 5공을 청산하라”고 주문했다.
▽“내 아내 보다 노태우를 더 사랑한다”▽
하지만 정작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칼럼의 전체적인 내용보다는 표현 방식.
“나는 나의 아내를 사랑한다. 그런데 나는 이 순간 노태우를 더 사랑한다. 노태우는 이미 개인이 아니다. 그는 개인은 개인이로되 보편 세계사적 개인이다. 철학자인 나는 그 노태우라는 개인의 보편성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나의 아내보다도 더…, 아내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도올은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색다르게 풀이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갓 태어나 우주의 기를 쐰 당신에게 태우(泰愚)라는 매우 좋은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제가 동양철학을 전공하는 관계로 작명도 많이 하고 성명철학에도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오나 태우라는 이름은 썩 좋은 이름이며 미래에 대해 형안이 있는 자의 작명이 옳습니다. 당신께서 대통령이 되신 것이 아마도 이름 석자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그러나 곧바로 “태우는 대지(大智)의 태우인가, 정말 문자 그대로 별 볼일 없는 큰 바보인가? 민주의 운세를 휘잡으면 태우는 큰 지혜가 될 것이며, 왕정의 잔운에 엎히우면 태우는 큰 바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태우는 조선의 자랑스러운 대통령”▽
도올은 또 노 전 대통령의 헝가리 국회 연설을 거론하며 “(연설할 때)모짜르트의 오페라 연주를 바라보는 ‘살리에르’처럼 저는 위대한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민중혁명의 전기를 마련하신 우리 조선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그다지도 멀던 동쪽 동토의 심장부에서 열연하시는 모습을…”이라고 칭송하면서도.
“그런데 그 모습을 흠모하는 제 가슴엔 서운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무엇인가 짙은 감동과 감격이 전달되질 않았던 것입니다. 저기 서계신 저 분이 진정 이 역사의 고뇌와 함께 성장한 분이시라면, 이 민중의 쓰라림을 자기 삶 속에서 구현해온 분이시라면, 영국인에게 ‘처칠’처럼, 인도인에게 ‘간디’처럼 그런 분이시라면…”이라고 아쉬움을 덧붙였다.
도올은 6.29선언과 관련, “불알친구인 전두환 대통령의 믿음을 저버리고 국민적 열망인 직선제개헌을 따낸 실존적 결단”이라며 “그 감격은 8.15해방의 감격보다 더 짙은 ‘의식화된’ 거국적 감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의기양양하게 제 고향 이순신 사당이 있는 데까지 둘러보고 왔지요. 우리 모두는 당신의 결단을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제 은사선생님은 ‘노태우만세’를 끊임없이 외치며 감격의 술을 퍼 잡수시다 못해 코가 다 깨졌으니까요.”라고 표현했다.
▽“전두환은 궁예, 노태우는 왕건”▽
도올은 이어 ‘변소간에 앉아 있으면 쿠린내가 나지 않는다’면서 용기를 갖고 5공과 군인정치를 청산하라고 주장했다.
“혹자는 전두환씨와 당신을 궁예와 왕건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87년6월 전씨가 당신을 대통령후보로 지명했을 때 당신의 두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것은 친구의 우정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 아니라, 그동안 친구 두환이 밑에서 감내해야만 했던 수모와 불확정적 상황이 당신의 지략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에 핑 도는 감회, 그리고 삶의 마지막 성취인 대권을 눈앞에 둔 감격의 눈물이 아니었겠습니까? 폭군 궁예 밑에서 새 왕조 창건의 찬스만 노리고 있었던 덕장 왕건의 수모와 야심! 우리 국민은 환히 다 알고 있지요.”
“전두환, 정호용, 박준병은 물론 당신도 죄인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음으로서 당신과 친구들을 용서했습니다.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죄인들의 의리를 처절하게 배반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배반을 통해서만 죄인들은 역사의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신 자신이 7공 앞에선 백담사의 운명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누가 보장하겠나이까?”
도올은 5공 청산을 위해 변명이 아닌 회초리를 맞으라며 “광주 금남로에 높은 제단을 쌓고 어떤 무명의 할머니로 하여금 전두환씨의 종아리에 피가 맺히도록 때리게 하십시오. 그리고 전씨가 내려오면 친구인 당신이 바로 그 자리에 올라 회초리를 맞으십시오. 그대의 눈에는 승자의 눈물이 고일 것이외다!”라고 충고했다.
도올은 이어 “저는 이 글을 쓰면서 너무도 울고 또 울었습니다. 당신의 편인 민중의 신의를 배반하지 마십시오. 민중과 학생의 욕을 얻어먹더라도 저는 당신의 아름다운 6공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칼럼을 끝맺었다.
▽“속뜻을 보라” “정권에 아부하는 지식인” 인터넷 논란▽
그러나 이 글은 일부 인터넷과 언론에 많은 부분이 생략된채 소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 ‘qjelee'는 “도올이 노무현 대통령에게만 아부하는 줄 알았더니 용비어천가를 불러 댄 역사가 길구먼, 이쯤하면 곡학아세, 면종복배의 대표적 인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wolf’는 “도올이 자칭 사상가라고 말하지만 시대의 조류를 타고 권력에 아부하는 것 이외에 민중의 아픔을 위해 노력하거나 시대의 부름에 응하다가 옥고를 치렀단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chinsu’도 “바뀌는 정권마다 아부하며 사는 대표적인 지식인. 만약 보수 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도올(石)이 과연 그 에게도 아부성 글을 쓸 것인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글 잘 올렸다’는 “그 당시 감히 대통령에게 이런 글을 올릴 생각이나 할 수 있었던가? 그 당시 상황과 글속에 있는 내용을 자세히 되새겨 보라”고 반박했다.
‘노동1호’도 “도올의 글은 노태우에 대해 지나친 겸손의 극칭을 사용했음은 분명하지만, 그 메시지는 지극히 옳은 말 뿐임으로 이 글로 어용 지식인 운운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했다.
‘독자’는 “그 시절에 도올과 신동아가 이 글을 쓰고 올리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아는가”라며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전율까지 느꼈다. 격려의 박수라도 쳐야 도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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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 "과거청산"
VS
한나라당 "통치기반확충"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내 과거사 진상규명특위 구성 제안을 거부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8.15경축사에 대해, "국민통합과 민생경제 살리기에 대한 대책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임태희 대변인이 전했다.

박근혜 대표는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더 노력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은, 국회를 정쟁의 터전으로 만들려는 매우 무리하고 비합리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친일청산이란 이름아래 갈등과 반목의 좁은 길못을 지키고 서서 입장할 수 있는 사람과 입장할 수 없는 사람을 골라내겠다고 밝혔다"며 "역사의 큰틀에서 진행돼야할 친일청산이 대통령의 통치기반 확충의 수단으로 무리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국회내에 과거사 진상규명특위를 만들면, 결국 국회가 산적한 경제와 민생법안을 떠나 과거사 문제를 가지고 상생이 아닌 상쟁할 수 밖에 없다"며 "광복절 59주년을 맞아 대통령의 신중하고 사려깊은 선택을 촉구한다"고밝혔다.

임태희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노대통령의 경축사는 민생경제를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우리당과 큰 시각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국민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민생경제를 어떻게 살려내고, 편가르기와 분열이 심각한 사회를 어떻게 통합시켜줄 것인가에 대한 희망메시지"라며 "이런 면에서 경축사가 여권이 50년 현국현대사를 한번 뒤집어 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축사를 통해 친일, 부일은 물론 공권력에 의한 위법까지 청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야당이 반발하고 나서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여권에서 중대선거구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도 가시화되는 등 정기국회에서 각종 개혁법안이 상정되면 여야대치는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정기국회에서 여러가지 개혁법안을 둘러싼 여야격돌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CBS정치부 이재기 기자
[CBS 노컷뉴스 http://nocutnews.co.kr 200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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